“서로서로 사랑하는 한 마음 되자, 손 잡고” 88서울올림픽 당시 공식음악으로 불렸던 '손에 손 잡고'에 나오는 가사 중 일부다. 인간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음과 인류애를 함축적으로 나타내서 오늘날까지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가사일 것이다. 이 가사를 보면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경산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임을 구성해 봉사활동과 재능기부를 하는 것이 특이한 일이 전혀 아님을 알 수 있다. 평생학습은 단지 자신만의 성취와 행복을 찾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평생학습을 타인과 함께 배우고, 그 성과를 함께 공유하고, 봉사활동과 재능나눔을 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산시에 수많은 평생학습 동아리들과 자발적 모임들이 활동 중일 것이다. ◆ 바자회를 열어 수익기부를 하는 자발적 수강생 모임 “다 보람이 있으니깐 하는 거죠. 봉사활동 해서 어려운 분들 도울 생각하니 힘이 다 납니다.” 지난해 6월에 무더위 속에서 경산여성회관 조리실에서 삼계탕을 만드는 경산여성자원활동센터장의 소감이었다. 30도가 넘는 더위 속에서도 경산여성자원활동센터 회원들은 육수를 끓이고, 채소를 다듬고 있었다. 무더위에서도 삼계탕을 만드는 이유는 '베푸리나눔장터'에 판매하기 위해서였다. '베푸리나눔장터'는 경산여성회관 로비에서 매월 셋째 주 목요일에 열리는 바자회다. 여름에는 삼계탕과 물김치, 겨울에는 팥죽을 판매하는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한 물품들을 판매하며 봄과 가을에는 여성회관의 제과제빵 교실에서 빵을 만들어서 함께 판매하기도 한다. 경산여성자원활동센터는 '베푸리나눔장터'를 열어서 얻은 수익금을 매년 경산시장학회 장학금과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지난해 1월 '베푸리나눔장터' 수익금 100만원을 경산시장학회에 기탁해 지역 학생들에게 학습의 기회를 줬다. 평생학습 강좌를 듣는 입장으로서 학생들이 배움을 이어나가기를 바란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경산여성자원활동센터는 매 분기마다 회의를 열어 ‘분기별 봉사활동 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장소로 봉사활동을 다닌다. 지난해 2분기에는 진량읍에서 일손이 부족한 농가를 위해 포도 순치기 봉사활동을 했고 3분기에는 독거노인 가정방문 및 위문품 전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자발적 수강생 모임을 이끈 노력을 인정받아 전미자 여성자원활동센터 총무는 '베푸리나눔장터'와 여성자원활동센터 운영 활동으로 2023년 경상북도 평생교육 업무추진 유공자로 도지사 표창을 수상한 바 있다. ◆ 다양한 재능기부를 하는 자발적 수강생 모임이렇게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경산여성자원활동센터는 경산여성회관에서 평생학습 강좌를 수강하던 수강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만든 단체다. 모두 7개의 봉사팀으로 구성된 모임이며 조리, 사군자 그리기, 공연, 손뜨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실제로 7개 봉사팀 중 하나인 ‘예사랑봉사단’은 밸리댄스 및 무용 등 공연 재능기부를 하는 봉사팀이며 2022년 경상북도 평생학습 박람회 동아리 경연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뛰어난 실력과 경력을 두루 갖춘 봉사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활약이 가능했던 이유는 평생학습관에서 평생학습 강좌를 들으며 느꼈을 성취감과 즐거움을 자발적으로 모여서 나눴기 때문일 것이다. ◆ 진정한 별빛은 무대 뒤편에서 빛난다“아이고 동작 다 틀려버렸다.” “그래도 이 큰 무대 잘 마쳤잖아요.”   지난해 11월 2일 열린 '제9회 평생학습 재능나눔 박람회'에서는 57개의 동아리가 재능나눔 공연에 참석했다. 그 중 여성회관 JBC 밸리댄스 동아리에서 공연을 마치고 무대 뒤편으로 가면서 공연에 참가한 수강생과 강사가 나눈 대화였다.   연습할 때와 달리 무대에 서는 입장이 되니 긴장이 돼 연습 때의 동작이 전부 나오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서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오직 이 날만을 위해 매주 시간을 내어 연습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무대에 서서 공연을 무사히 마친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이었던 것이다. 단지 그들뿐만 아니라 박람회 공연에 참석한 모든 동아리의 회원들은 앞으로도 여기까지의 여정과 추억들을 힘들 때마다 떠올릴 것으로 생각되는 눈빛과 열기를 띠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중앙동 한국무용 동아리였던 ‘매무새‘가 무대로 나갈 때 뒤에서 기다리고 있던 ’남산노래교실‘ 동아리에서 그들에게 ’파이팅!‘ ’힘내십시오!‘라고 격려해 주는 모습이 보였다. 그야말로 올림픽 등에서 볼 수 있는, 인류애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종목도 다르고 서로 멀리 떨어져 있기에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 많았겠지만 같은 무대에 선다는 이유로 서로가 서로를 격려해 주는 이러한 모습이야말로 ‘평생학습의 별’이라는 제9회 평생학습 재능나눔 박람회의 주제에 걸맞은 ‘프로정신’이었을 것이다. 취미로, 혹은 인생을 즐겁게 살기 위해 시작한 활동이었겠지만 무대 뒤에서 그들이 보여준 모습들은 이를 업으로 하는 프로 선수들도 박수를 보낼 법한 모습이었다. 경산시는 이러한 평생학습동아리들의 재능기부 및 봉사활동 등을 장려하고 신생 동아리들을 발굴하기 위해 매년 ‘우수학습동아리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경산시 평생학습과에 등록된 관내 동아리들 중 학습 능력과 재능기부에 열정적인 동아리들에게 강사수당을 지원해 동아리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갈고닦고 그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함이다. 지난해에는 11개 동아리가 선정되어 총 145명이 61회의 재능기부 및 봉사활동을 해 많은 시민들에게 희망과 기쁨을 줬다. 이렇게 무대 뒤편에서 빛나는 모습이 평생학습이 지향하는 궁극의 지점일 것이다. 동아리 구성원 각자 혼자서는 빛날 수 없다. 같은 동아리, 그리고 함께 공연을 하는 다른 동아리들이 있기 때문에 모두 빛날 수 있는 것이다. ◆ 손에 손 잡고, 지역을 넘어서? 경산시는 지난 2022년에 경산-수성구 간 평생학습 인프라 공유를 위한 업무협약에 의거해 경산-수성 연합동아리를 운영한 바 있었다. 총 3개 동아리가 연합동아리에 선정돼 경산시와 수성구 내에서 재능기부 활동을 했으며 그 분야도 다양했다.   경산의 중방농악보존회와 수성구의 소울하모사랑이 농악과 하모니카의 합주를 통해 재능기부를 했으며 문화회관의 마음을 전하는 캘리그라피 동아리는 수성구의 아트캘리그라피와 함께 자인단오제 체험부스, 그리고 수성구의 평생학습축제에서 전시 부스를 여는 등 지역 간의 벽을 허무는 데 큰 기여를 했다. 대경하모니카아카데미앙상블에서는 수성구의 뮤즈합주단과 함께 공연을 했다. 이러한 연합동아리 활동을 통해 모두 41명의 인원이 11회의 재능기부와 봉사활동을 했다. “원래도 캘리그라피 공부를 하는 게 행복했지만 연합동아리를 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을 알게되고 다른 지역에서 봉사활동도 하게 돼 값진 경험을 하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당시 마음을전하는캘리그라피 회원이 활동을 마치고 나서 말한 소감이었다.이러한 동아리 간의 연대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경산여성회관 한국무용 수강생들과 문화회관 한국무용 수강생 11명이 모여서 만든 연합동아리인 ‘아리랑예술단’은 지난해 10월 13일 청도군에서 열린 제11회 경상북도 평생학습 박람회에서 동아리 경연대회 부문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여성회관은 남부동에, 문화회관은 하양읍에 위치하여 서로 멀리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동아리는 경산시를 대표해 경연대회에 나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틈틈이 모여서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 때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우리가 노력했던 시간을 생각하며 열심히 공연을 했는데 입상을 해서 매우 기쁩니다. 이 순간을 위해 우리가 흘린 땀이 보답받은 거 같고, 앞으로도 우리는 신나게, 웃으면서 학습을 하고 공연에 나가겠습니다.” 아리랑예술단 단원들이 수상 후 밝힌 소감이었다. ◆ “영원히 함께 살아가야 할 길 나서자“역시 '손에 손 잡고'의 가사 중 일부다. 경산시민들에게 ‘영원히 함께 살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것이 평생학습일 것이다. 평생학습 강좌를 수강하고 모여서 재능기부 등 활동을 하는 것이 평생학습 모임과 동아리 회원들끼리도 함께 살아가는 길이 될 수 있지만 그들이 모여 재능기부, 버스킹, 봉사활동 등을 함으로써 경산시민들이 함께 박수를 치고, 얼굴에 미소가 피어나는 또한 경산시민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길이 되는 것이다. 조현일 경산시장은 “평생학습은 세대를 아우르는 것이고, 특히 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더더욱 노력하는 평생학습도시 경산이 되도록 하겠다”며 “이렇게 자발적으로 평생학습강좌 수강생들이 모여서 모임을 만들고 동아리를 만들어 배운 것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사실을 들어서 매우 기쁘고, 이러한 모임들이 더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으로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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