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시조 박혁거세 왕의 제향을 받드는 ‘신라시조왕 춘향대제(경주 숭덕전 춘향대제)’가 춘분인 20일 시조왕 위패를 모시고 있는 숭덕전에서 성대하게 봉행됐다.2023년 제례 종목으로는 유일하게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51호로 지정된 이후 두 번째로 봉행된 이날 춘향대제는 (사)신라오릉보존회 주최, 숭덕전이 주관해 봉행됐으며 많은 시민과 관광객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엄숙히 거행됐다.이날 주낙영 경주시장, 박성수 신라오릉보존회 총재, 박기태 숭덕전 참봉을 비롯, 각 왕릉별 전·현직 참봉, 박씨 후손 등 1500여 명의 후손들과 유림이 각지에서 참석해 숭덕전을 가득 채웠다. 일 년 중 가장 큰 규모의 대제인 이날 초헌관에는 박춘영 해내다 컨트리클럽 회장, 아헌관은 박두현 52대 시조왕릉 참봉, 종헌관은 박기태 숭덕전 참봉이 각각 헌관을 맡아 숭덕문, 조흥문, 홍살문을 경유해 숭덕전에 입전하는 것을 시작으로 제향을 올렸다. 이날 제례 봉행은 무형문화재 지정 과정에서 복원한 제례 절차, 복식, 음식 등을 따라 준비하고 진행돼 무형문화재로서 손색이 없도록 재현됐다. 박성수 신라오릉보존회 총재는 인사말에서 “숭덕전 제례가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두 번째 맞이하는 춘향대제다. 국가지정 무형문화유산으로, 더 나아가서는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신라 천년 왕국의 위업과 기틀을 마련한 시조왕 할아버지의 건국 이념인 광명이세를 받들고 계승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면서 “모든 박씨 성손은 신라 왕손으로서의 긍지와 품위를 지켜 여야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오로지 시조왕을 비롯한 열선조를 섬김에 정성을 다하고 후세들에게도 숭조 정신과 애종 정신을 진작시켜 신라 왕손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교육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박기태 숭덕전 참봉은 환영사에서 “우리는 2000년의 전통을 지켜온 숭덕전 제례를 앞으로도 영원히 지켜나갈 책무가 있으며 후손들에게도 전승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숭덕전과 오릉을 먼저 수호·보전하고 제례에 전심전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주 숭덕전 제례’는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왔으며 조선 성종대 ‘국조오례의’에 수록해 성문화하고 향과 축문을 내려 경건하게 향사토록 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관리됐다.임진왜란으로 사묘가 전소됐다가 경주 유림을 중심으로 중수했고 1723년(경종 3년) ‘신라시조묘’는 ‘숭덕전(崇德殿)’으로 사액돼, 후손 2명을 참봉으로 선출해 숭덕전과 시조 묘역수호 활동을 지속함으로써 국가의 제례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무형문화재 보유단체인 (사)신라오릉보존회는 ‘숭덕전사’를 발간해 제물 목록과 준비 과정, 홀기, 축문 등 제례 봉행과 관련된 사안들을 기록화하는 등 전통을 지키며 제례 문화의 명맥을 유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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