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도 나이를 먹습니다. 몸속에 자리 잡은 세포들 중에는 “난 더 이상 일 안 해” 하고 선언해버린 뒤, 죽지도 않고 계속 자리를 지키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이런 상태를 과학자들은 ‘세포 노화 (senescence) 라고 부릅니다. 문제는 이 노화 세포들이 단지 무기력하게 있는 게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주변에 염증을 퍼뜨리고 정상적인 세포들까지 늙게 만드는 마법을 부립니다. 그래서, 이런 세포가 어디 있는지를 찾는 일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노화 세포들을 찾아내는 일이 쉬운 건 아닙니다. 우리 몸 구석구석에 숨어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거든요. 이들을 찾아내기 위해 일리노이대학교의 연구진은 'SenePy'라는 소프트웨어 도구를 개발했습니다. 전 세계 160만 개가 넘는 인간 및 생쥐 세포 데이터를 바탕으로, 노화세포 특유의 유전자 신호를 식별해내는 이 플랫폼은 마치 세포 속 CSI 수사관처럼 노화의 흔적을 추적합니다.우리 몸의 어느 장기에 노화 세포들이 가장 많이 숨어 있을까요?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화 세포가 가장 많이 발견된 장기는 단연 간이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신장, 폐, 심장, 피부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간은 노화 세포 점수가 가장 높았고, 염증 반응과도 깊게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간과 신장은 해독과 배설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만큼 노화에 따른 기능 저하가 전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도 클 수밖에 없습니다.또 하나 인상적인 발견은 노화 세포들이 혼자 있지 않는다는 사실이입니다. 어느 한 세포가 먼저 늙기 시작하면 그 주변 세포들도 마치 “그래, 나도 이제 쉬자” 하듯 같이 늙어가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마치 회의에서 한 명이 팔짱을 끼고 입을 다물면 주변 사람들도 분위기에 휩쓸려 조용해지는 것처럼요. 문제는 이 조용함이 곧 병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거죠. 노화 세포가 몰려 있는 부위는 염증과 섬유화가 쉽게 일어나며 이는 암이나 심혈관 질환 같은 만성 질환의 전조가 되기도 합니다.우리는 단순히 ‘나이 든다’는 개념을 넘어서 ‘어디가 먼저, 어떻게 늙는가’를 따져봐야 할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SenePy 같은 도구는 우리 몸 속 조직들을 항공사진처럼 내려다보며 어디에 노화가 집중되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내비게이션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중요한 건 이 지도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거겠죠. 세포 노화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닐 수도 있지만, 그 균형이 무너지면 질병의 문이 열리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건 늙음을 거부하는 젊음이 아니라 지혜롭게 늙어가는 전략일지도 모릅니다.오늘은 쇼팽의 변주곡 세 곡을 감상하시겠습니다. 첫 번째 곡은 "파가니니의 추억(Souvenir de Paganini)"이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변주곡입니다. 이곡은 1829년 쇼팽이 바르샤바에서 파가니니의 연주회를 직접 관람한 뒤 받은 강렬한 인상에서 비롯된 작품입니다. 파가니니는 당대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였을 뿐만 아니라 그의 독창적인 연주 기법과 무대 위의 존재감은 많은 작곡가들에게 영감을 주었습니다.    쇼팽 역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 작품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 작품 "베니스의 카니발(Carnaval de Venise)"을 주제로 삼아 쓰인 피아노 변주곡입니다. 파가니니의 선율을 차용하고는 있지만, 쇼팽은 이를 피아노적으로 재구성하며 자신의 서정적이고 섬세한 스타일로 풀어냅니다. 도입부에서는 파가니니 특유의 경쾌하고 우아한 주제가 제시되며, 이미 이 시점에서 쇼팽의 고유한 감수성이 녹아든 선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후 이어지는 변주들은 파가니니의 바이올린적 기법을 모방한 듯한 음형들이 다채롭게 펼쳐지며 때로는 현악기의 섬세한 장식음들을 피아노로 구현하고 때로는 밝고 활기찬 선율 흐름 속에서 색채감 넘치는 변화를 보여줍니다. 전체적으로 곡은 경쾌하고 유쾌한 분위기를 유지하며,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가지 정서와 기법적 기교를 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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