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또 한고비 넘고잠이 오지 않는다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몸부림치다 와 닿는둘째놈 애린 손끝이 천 근으로 아프다세상 그만 내리고만 싶은 나를 애비라 믿어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바로 뉘고 이불을 다독여준다이 나이토록 원고지 메꿔 밥 비는 재주쫓기듯 붙잡는 원고지 칸이마침내 못 건널 운명의 강처럼 넓기만 한데달아오른 불덩어리초라한 몸 가릴 방 한 칸이망망 천지에 없단 말이냐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본다밖에는 바람 소리 사정없고며칠 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잠이 오지 않는다 -김사인의 시, '지상의 방 한 칸'  이 시는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한 가장의 불안하고 고통스런 내면을 드러내고 있는 시다 시속의 화자는 '밖에는 바람소리 사정 없고/며칠후면 남이 누울 방바닥'이란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곧 집을 나가야 할 고통스런 곤경에 몰려 피 마르는 고통 속의 한 가장의 슬픔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온다.  우리 서민들의 삶은 녹록치 않다 빈부격차의 양극화의 현실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고, 서민들의 고통의 목소리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위기에 내몰린 가족들이 끔찍한 선택을 했다는 비극적인 뉴스를 우리는 신문 지상에서 종종 보게 된다, 참 안타까운 우리의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세상 그만 내리고 싶은 나를 에비라 믿어/이렇게 잠이 평화로운가?/… /웅크리고 잠든 아내의 등에 얼굴을 대 본다'는 시구와 '그리고 지금 내 곁엔 나만을 믿고있는 한 여자와 잠 못드는 나를 달래는 오래전 그 노래만이'라는 가사가 묘사한 장면에서는 '지상의 방한 칸'의 남편은 무거운 책임감 속의 눈물겨운 남편이다.   '잠이 오지 않는다' '꿈결에도 식은땀이 등을 적신다' '둘째놈의 애린 손끝이 천근으로 아프다''세상 그만 내리고 싶은 나' 등등에서 절박한 심정과 죽음앞의 공포감을 생각하면 '지상의 방 한 칸'이 주는 삶의 무게는 어머어마하게 크다. 아마 우주만한 크기의 고통일지도 모른다.   시인이여 가족의 평화를 위하여, 또 기적같이 아름다운 내일을 위하여 우리 함께 꿋꿋한 삶을 지켜 나갑시다. 슬픔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희망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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