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향법이란 하늘의 좋은 기운을 받아 영혼의 안녕과 후손들의 발복을 얻기 위해 풍수 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으로 혈장에서의 좌향은 물이 마지막으로 빠져나가는 수구(水口)의 각도에 따라 그 길흉화복이 다양하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 기본 관념이다. 
 
즉 물이 좌선수인지 우선수인지를 먼저 살핀 다음 혈장에서 보아 물이 마지막으로 빠져나가는 방향을 보고 입수룡과의 배합 관계를 고려하여 어떤 향(向)을 놓으면 더 좋은 기운을 많이 받을 수 있는지를 살피는 것이다.
88향법은 중국 당나라 때 구빈(救貧) 양균송에 의해 비롯되었다고 전해지며 이 법칙으로 불쌍한 백성들을 가난으로부터 구제해 주었다하여 ‘양공구빈수법’ 이라고도 한다. 용․혈․사․수가 지기(地氣)를 가늠하는 것이라면 향법은 천기(天氣)를 가늠하는 것으로 우리나라에 88향법이 도입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88향법을 제시한 조정동의 『지리오결』이 중국 청나라에서 18~19세기에 나온 서적임을 감안한다면 빨라도 조선 말엽에나 한반도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조선왕조실록에도 등장하지 않고 조선조 고시 과목에도 전혀 등장한 흔적이 없으며 『지리오결』이란 풍수서가 규장각에도 소장되지 않았음을 보면 조선말까지는 정부에서 지관들이 공식적으로 사용한 흔적이 전혀 없다. 다만 1930년대 일제가 발간한 『조선의 풍수』에서 『지리오결』에 있는 88향법이 소개되었고, 근래(1960년대)에 들어와서 『풍수지리약설』이란 책에 소개되고 있다.
이렇게 본다면 88향법은 일제시대를 거쳐 근대에 들어오면서 술사(術士)들에 의해 풍수에 적용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의 역사는 매우 짧다고 본다. 그렇지만 근래 들어 많은 풍수 학도들이 현장에서 애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리오결』에서는 “천 리 강산이 오직 향(向) 속에 있다”하여 향을 용·혈·사·수의 집합점이라고 하면서 88향법만 잘 맞추어 쓰면 온천지를 다녀도 버릴 땅이 하나도 없으며 대지는 대발하고 소지는 소발하는 진백발백중지결(眞百發百中之訣)이라 하였다. 이것은 혈장에서 보아 물이 마지막으로 흘러나가는 수구(水口)의 방향에 따라 향을 세운다고 하여 ‘의수입향법’이라고도 하며 물에 의하여 향을 세우면 문득 살(殺)이 변하여 벼슬이 된다고까지 하면서 많은 풍수 학도들이 신봉하고 추종하였다. 
 
그런데 88향법에 의하면 어떤 땅에서든 좋은 향(向)만 골라 사용하면 모두가 다 길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에 사실상 ‘쓸모없는 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다면 수구(水口)의 위치와 향이 동일할 경우 길흉화복이 모두 같을 수 있다는 것이 88향법의 논리이므로 풍수에서의 대원칙인 장풍득수의 형기론을 무시하게 된다. 즉 묘나 집의 향이 동일하고 혈에서 측정한 파구의 위치가 동일할 경우 수많은 묘나 집의 길흉화복이 모두 같다는 논리가 성립되기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장풍득수지가 길지인 형기론 입장에선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88향법은 역사적 고증을 다시 거쳐 그 이론을 재정립한 후 풍수 현장에서 사용되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