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25 국제소방안전박람회'에서 '차량형 무인 소방로봇'이 효율적으로 화재를 진압하는 장면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무인 로방소봇 시연 현장에서 운전석도 없는 차량이 홀로 이동한 뒤 방수포의 발사 각도를 섬세하게 조정해 약 70m 떨어진 위치에 물을 뿜어내자 참관객들은 연신 스마트폰의 촬영 버튼을 눌러대며 탄성을 터뜨렸다. 차량 곳곳에 설치된 10여개의 분무 시스템에서는 화재 열기로부터 차체를 보호하기 위한 방수가 시작됐고, 위험을 알리는 사이렌도 작동됐다.소방청과 현대자동차그룹이 공동개발 중인 '차량형 무인 소방로봇'은 최근 증가하는 지하주차장 등 고위험 공간에서 벌어진 재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자 개발된 장비로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HR-셰르파)'을 기반으로 방수·단열 성능을 강화해 화재 현장 투입이 가능하도록 특화된 것이 특징이다.무인차량 조종사는 차량 곳곳에 설치된 첨단 카메라를 통해 중계된 주변 상황을 리모컨 화면으로 파악하고, 소방대원의 현장 투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화재 현장에서 일반 타이어는 팽창해 터지는 경우가 많은 탓에 공기압이 필요 없는 '에어리스 타이어'를 장착했다. 길이 3.1m·폭 2.0m·높이 1.9m로 일반 차량과 비슷한 크기 덕분에 작은 공간에 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유의연 현대로템 방산글로벌영업팀 책임매니저는 "소방대원을 투입하기 어려운 화재 현장에 먼저 들어가 진입로를 개척하고 현장 상황을 파악하는 데 주로 쓰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승두 소방청 대변인도 "연말에 수도권과 충청·강원권 등 중앙119구조본부 4개 권역 특수구조대에 실전 배치될 예정"이라며 "현장에서 높은 활용도가 기대되며, 내년에 실전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번 박람회에서는 효율적으로 화재를 진압하면서도 소방대원의 안전을 높일 수 있는 첨단 장비들이 눈에 띄었다. 재난·안전 업체인 아이팝은 고시원과 백화점, 영화관, 대형공장 등 주요 화재 발생 장소 10곳을 가상 공간으로 구축해 최대 10명의 소방대원이 동시에 훈련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팀 전술 훈련을 마치면 당시 판단이 적절했는지 등을 논의해 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특징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소방대원들이 중앙소방학교에서 이 프로그램으로 훈련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전했다.지난 3월 발생한 영남권 대형 산불의 재발을 막기 위한 진압 장비도 선보였다. 세화자동차는 45도 이상의 경사도를 오를 수 있는 '한국형 고성능 산불 진화 소방차'를 공개했다. 기아자동차에서 생산하는 군용 차량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고강도 강판을 써서 내구성을 강화했으며, 산길을 물론이고 농로나 모랫길 등 각종 험로를 진입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30일까지 진행되는 박람회에는 1521개 부스가 운영되며, 25개국 80개 업체를 포함해 총 427개 기관·단체가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