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것이 원자로 이뤄졌다’라는 말을 중학교 다니던 시절 ‘물상(物象)’ 시간에 처음으로 배웠다. 지금으로부터 2,500여 년 전 그리스의 철학자 데모크리토스가 ‘더 이상 쪼개질 수 없다’라는 의미에서 불가분의 것, 즉 원자(原子, atom)라 불렀다. 그 후 시간이 지나 원자는 더 작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알게 되었다. 
 
즉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되어 있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양성자와 중성자는 쿼크들(quarks)로 구성되어 있다. 쿼크(quark)와 같은 입자를 기본입자라고 말한다. 
 
그런데 현재 우리가 기본입자로 받아들이는 쿼크 또한 또 다른 입자로 구성되어 있을 수 있다. 이렇듯 우리가 알고 있는 쿼크와 같은 기본입자는 초끈이론(superstring theory)에서 말하는 초끈이 될지, 아니면 훗날 언젠가 또 다른 어떤 기본입자가 새로 나올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공기 중의 쇠붙이가 녹슬 듯, 이처럼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무뎌지거나 쓸모가 없어진다. 쓸모가 없어지면 그래도 다행이지만 잘못 알고 있는 지식은 우리에게 해를 끼칠 수 있다. 잘못 알고 있는 지식은 흉기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지식은 만고불변이 아니고 변한다는 점에서 항상 우리의 주의를 요구한다. 하버드대학교 새뮤얼 아브스만 교수는 이를 ‘지식의 반감기’라고 표현한다. 그에 따르면, 20세기 초반 지식의 반감기는 대략 40년 수준이었지만, 20세기 말 10여 년으로 줄어들었다고 한다. 
 
더 나아가 21세기에는 10년이 채 안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실제로 측정한 2008년 연구 결과를 학술서 기준으로 물리학 13.07년, 경제학 9.38년, 수학 9.17년, 심리학 7.15년 등이라고 각 학문의 반감기를 소개한다. 반감기(半減期, half-life)는 어떤 양이 초깃값의 절반이 되는데 걸리는 시간이다. 원래 개념은 방사성 붕괴에서 기인하였지만 지식의 반감기처럼 다른 분야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 그는 “특정한 하나의 지식이 언제 반박될지 예측할 수 없지만 같은 분야의 수많은 지식을 모아 놓은 덩어리에서 이 중 절반이 낡은 것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알 수 있다”라는 것이다. 즉 약 10년이 지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지식의 절반은 쓸모없게 되거나 틀리게 된다.일을 잘한다는 것은‘무언가를 만들어, 이를 잘 나누는 것’ 우리가 일을 잘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만들어 이를 잘(적절히) 나누는 것’이다. 여기서 ‘만든다’라고 할 때 지식, 즉 과학기술이 필요하다. 과학기술은 인류가 ‘비옥한 초승달 지대’(Fertile Crescent)에서 농업혁명이 시작된 이후 현재 AI 혁명에 이르기까지 발전했다. 이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쟁기를 만들어 농사를 짓기도 하고, 우주선을 만들어 지구 외의 행성을 향해 떠났다. 
 
다음으로 ‘잘 나누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자기 자신에게 합당한 몫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는 이를 ‘정의’(justice)라고 정의(definition)하였는데,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후안 엔리케스 교수는 그의 책 「무엇이 옳은가」에서 “과학기술의 발달에 따라 (윤리적) 옳고 그름은 변하게 된다”라고 했는데, 이 또한 지식이 판단의 근거가 된다. 따라서 우리가 일을 할 때 필수불가결한 도구는 지식, 즉 과학기술이다. 원자력발전소를 포함하여 한수원(주)의 주요 시설들에 대한 물리적 방호와 같은 보안 경비 관리를 하는 우리 시큐텍(주)의 직원들이 지식의 반감기를 이해하며 변하는 새로운 지식을 지속적으로 습득해야 하는 이유는 일을 잘하기 위함이다. 
 
특히 AI 혁명을 맞이하여 에너지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요즘, 에너지 시설의 보안 경비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일을 잘한다는 것은 결국 이렇게 학습하는 능력이 잘 되어 있는 조직이며, 이러한 조직은 100년을 넘어 천년으로 가는 멋진 조직이 될 것이다.“어제는 맞았지만, 오늘 틀린다면…”“그래서 나만의 옳음이 야만이 된다면…” 물론 새로 마주하는 지식을 하나도 빠짐없이 소화하기는 힘들 수밖에 없다. 또한 지식을 더 많이 알수록 생각을 더 잘하겠지만 변하는 지식을 따라잡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우리의 뇌가 이토록 빨리 변하는 지식과 정보를 완벽히 소화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만드는 것’과 ‘옳고 그름’이 과학기술이라는 도구로 결정되기에,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는 지식의 반감기에 따른 새로운 지식의 습득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이미 알고 있다.
“어제는 맞았지만, 오늘 틀린다면… 그래서 나만의 옳음이 야만이 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