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13일 2011년 첫 회장단 회의를 열고 올해 주요 사업 계획과 차기 회장 추대에 대해 논의한다.
특히 이번 회의에서는 2월 말로 임기가 끝나는 조석래 회장 후임에 대해 집중전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 관계자는 9일 "이날 추대가 이뤄지지 않으면 2월 총회에서 회장 선임 절차를 밟기 어려워 회장이 공석인 초유의 사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전경련 회장단이 수차례 회장으로 추대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고사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어 누가 차기 회장에 추대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전경련 수뇌부는 이건희 회장에 대해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전경련 회장단은 새해 첫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이 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공식 재추대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 고위 관계자는 "솔직히 이 회장 외의 대안은 생각해본 적도 없고, 다른 이의 성사 가능성도 크지 않다"며 "모든 채널을 가동해 설득 작업을 하고 있고, 결국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한 가닥 기대를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 같은 전경련의 기대에도 불구하고 이건희 회장이 수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13일 열리는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실 것"이라며 "차기 전경련 회장직 고사 의사에도 전혀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 역시 "이 회장이 당분간 경영활동에만 매진한다는 것은 불변"이라며 "필요한 측에서 불을 지피는 것일 뿐"이라고 했다.
전경련 회장단의 이건희 회장 추대가 수포로 돌아갈 경우 일단 떠오르는 후보는 4대그룹 회장이다.
실제로 회장단을 비롯해 전경련 관계자들은 대부분 전경련의 위상과 대표성을 감안해 4대그룹에서 차기 회장이 나오기를 내심 바라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형국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하마평에 오르내릴 때마다 완강하게 고사하고 있고, 구본무 LG 회장은 아직도 전경련과 불편한 관계다. 최태원 SK 회장은 아직 너무 젊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4대 그룹 총수 중 회장 추대가 불발될 경우엔 그동안의 관례에 따라 연장자 순으로 의사를 타진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 회장단에서 4대 그룹 총수를 제외하면 이준용(73) 대림산업 회장이 최고 연장자이고 박영주(70) 이건산업 회장, 박용현(68) 두산그룹 회장이 뒤를 잇고 있다.
이 경우 서울대 병원장을 지낸 의사 출신인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이 연륜과 그룹 규모에서도 차기 회장으로 무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창수 GS회장도 전경련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왕성하게 활동한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전경련 일각에서도 "그룹 규모나 위상을 감안할 때 박용현 회장이나 허창수 회장 정도면 차기 회장으로 무난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검찰 수사가 관건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 스스로 회장직에 큰 거부감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안팎의 시련으로 회장직 수락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도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번 회의에서 결론이 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전경련 회장단이 이번 회의까지는 '이건희 회장 재추대'를 한 번 더 결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전경련은 지난해 연말부터 전·현직 회장들이 나서서 이건희 회장을 설득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설득작업이 무의미한 것이 되지 않으려면 일단 이번 회의에서는 이건희 회장을 재추대할 필요성이 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수락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계속 매달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신묘년 첫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서는 이건희 회장을 재추대하면서 동시에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물밑 논의가 본격화 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