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몸이 아프다는 것보다 더 괴로운 게 있습니다. 바로, 일상이 무너지는 겁니다. 매일 화장실을 찾는 횟수가 두 배, 세 배로 늘고, 외출은 꿈도 못 꾼다면 어떨까요? 골반암 치료를 위한 방사선 요법은 생명을 살리는 강력한 무기지만 그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특히 방사선이 방광을 건드리면 치료는 끝났어도 삶의 고통이 끝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에서 발표된 연구는 이 오래된 문제에 산소라는 새로운 해답을 내놓았습니다.고압산소치료는 말 그대로 고압의 산소를 들이마시는 치료입니다. 환자들은 마치 깊은 바닷속에 들어간 것처럼 고압의 환경에서 100% 산소를 마십니다. 하루 90분, 총 30~40번 반복되는 이 치료가 간단하지만은 않지만 그 효과는 놀랍습니다. 
 
혈관이 자라고 염증이 가라앉으면서 통증과 출혈, 요실금 같은 고질적인 증상이 점차 줄어듭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 중 다수는 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단지 일시적인 완화가 아니라, ‘치유’에 가까운 변화를 경험한 셈입니다.화장실을 찾는 횟수가 줄고, 밤에 잠을 잘 수 있게 되며, 외출과 사회생활이 가능해졌다는 것은 단순한 수치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연구자들은 환자들이 치료 전과 후 어떻게 삶이 바뀌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조사했습니다. 
 
한 연구자는 “환자들이 더 이상 화장실을 찾아 헤매지 않고, 평범한 삶을 살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고통을 참고 사는 게 당연했던 사람들에게 평범함이 돌아온 것입니다. 고압산소 치료는 이미 존재하는 기술이며 더 많은 환자들에게 확산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합니다. 다만 정보 부족과 인식의 벽이 문제입니다. 여전히 많은 환자들이 이 치료법을 모르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고압산소 요법의 적용 대상과 치료 시점, 예후 예측에 필요한 기준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과학은 이미 문을 열었습니다. 남은 것은 그 문을 넓게 여는 일입니다. 고압 산소가 전하는 회복의 기적은 더 이상 특별한 예외가 아니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권리가 되어야 합니다.오늘 들으실 곡은 쇼팽이 작곡한 녹턴 15번입니다. 작품 번호 55번으로 묶인 이 두 곡은 쇼팽의 생애 후반에 작곡된 마지막 녹턴 그룹 중 하나로 후기의 성숙한 문체와 정제된 감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19세기 후반과 20세기 초에는 연주자들에게 외면받았지만, 오늘날에는 녹턴 장르 전체에서 손꼽히는 명곡으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특히 20세기 후반 이후로는 많은 연주자들이 이 곡들의 섬세한 구조와 감정의 흐름에 주목하게 되었습니다.녹턴 15번은 쇼팽의 녹턴 중 비교적 난이도가 낮은 편에 속하여 전 세계의 많은 학생과 아마추어 연주자들이 즐겨 연주하는 곡입니다. 그렇지만 그 안에는 쇼팽 특유의 쓸쓸하고 달콤한 정서가 잘 녹아 있으며, 단순한 기술적 접근 이상의 감정 표현이 요구됩니다. 곡은 전형적인 ABA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간부는 보다 불안하고 격정적인 감정이 강조됩니다. 
 
특히 이 부분을 지나 다시 A 부분이 재현될 때는 처음보다 더 많은 내면의 흔들림을 머금고 돌아오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코다는 단조에서 장조로 전환되며 약간의 위로를 암시하는 듯한 결말을 이끌어내며 세 개의 아르페지오 화음으로 안정감 있게 마무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