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보다 덩치가 스물여덟 배나 큰 거인이 잠에서 깨어나 질주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인공지능(AI) 혁명을 선도하는 거대 중국은 기업·연구센터·대학에 방문객이 이어지고 있다. 상하이에 있는 화웨이 연구개발기지 ‘롄추후 R&D센터’ 면적은 축구장 225개, 여의도 절반 정도다. 세계 최대 규모의 연구단지다. 사람들은 한때 중국을 '동아병부'라고 부르기도 했고 '잠자는 사자'라고 부르기도 했다. 사실 중국은 '동아병부'가 아니라 '잠자는 사자'였다. '동아병부(东亚病夫)'라는 말은 청나라 말기와 민국 초기에 외국인들이 중국인을 폄하 하여 부르던 말이다.    나폴레옹(拿破仑)은 "중국은 잠자는 사자이다. 그 사자가 만약 잠에서 깨어나기만 하면 세계를 진동시킬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지난 3월 27일에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시진핑 주석은 중프수교 50돌기념대회강연을 통해 이 나폴레옹의 명언을 언급하면서 "중국이라는 사자가 깨어났다"고 발언했다. 늙고 병들어 보이는 사자가 깊은 잠을 자고 있자 날 팔이 종류의 해충이 눈을 가리고 벼룩이가 달라들어 마음대로 사자의 몸을 물어뜯었고 한 줌도 못되는 쥐새끼도 무서운 줄 모르고 덮쳐들어 사자의 털을 뽑아댄다. 듣기 싫은 '동아병부'란 칭호는 영국인이 상하이에서 꾸린 영문신문 '노스 차이나 데일리 뉴스(字林西报)' 1896년 10월 17일 자에 게재된 한편의 글에서 제일 처음으로 언급되었다. 8국 연합군에 무참하게 짓밟혀 찍소리도 못하던 부패하고 무능한 청나라 정부와 아편중독으로 말라빠진 중국인은 말 그대로 동아병부였다. 하지만 작금의 중국은 매년 미국의 10배 수준인 500만 명의 스템(STEM, 과학·기술·공학·수학) 인재가 대학에서 쏟아져 나온다. 이 중 박사는 미국의 2배인 7만7000명이다. ‘천인(千人) 계획’ 아래 해외의 중국계 인재도 끌어모으고 있다. 이경일 솔트룩스 대표는 “중국에 기회가 많아서 70%가 돌아온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인 토머스 프리드먼의 “나는 미래를 보았다. 미래는 미국에 있지 않았다”는 토로가 과장이 아니었다. 이제 미·중 패권경쟁의 승부처는 첨단 AI 경쟁이다. 안면인식 분야 대표 기업 센스타임의 쉬리 CEO는 “AI는 혁명의 도구”라고 했다. 중국 AI 혁명은 충격이지만 우리가 잘하면 경제를 살릴 기회이고 축복이 된다.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제시했다. 우리도 사활을 걸어야 한다. 아차하면 코리아 피크는 예정된 미래가 된다. 중국은 나라 전체가 AI 혁명의 실험장이다. 잠자는 사자가 잠에서 깨어나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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