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을 맡아 파면을 선고했던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은 헌법재판관 취임 전인 2019년 인사청문회에서 법조계의 전관예우 문제와 관련해 "퇴임 이후 영리 목적의 변호사 개업 신고는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올해 4월 헌재 퇴임 후에도 그 약속을 지키고 있다. 문 전 재판관은 청문회 당시 "평균인의 삶에서 벗어나지 않겠다"는 아름다운 약속도 했다. 그는 최근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 인터뷰에서 이런 약속들 때문에 가족들에게 미안하다면서 "문장이 아름다우면 생활이 피곤하다"고 했다. 아름다운 약속을 지키려면 삶이 고달프기 마련이다. 지난 6월 이재명 정부의 첫 민정수석으로 임명됐다가 낙마한 오광수 변호사가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의 수사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변호인으로 변신했다. 오 변호사는 검사 재직 시 부동산 차명 관리 의혹 등이 불거져 민정수석 임명 닷새 만에 사퇴했다. 새 정부 첫 공직 낙마 사례로 새롭게 출발하는 정부에 적잖은 상처를 줬다. 오 변호사는 불과 3개월 전 민정수석에 기용됐던만큼'전관 중 전관'이라 할 수 있다. 오 변호사는 민정수석 사퇴 후 지난 7월 25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의 퇴직공직자 취업 심사에서 과거 소속됐던 법무법인에 취업 가능 처분을 받았다. 변호사 활동에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그에게는 직업 선택의 자유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새 정부 초대 민정수석에서 국민적 지탄을 받는 김건희 특검 주요 피의자의 변호인으로 3개월 만에 변신한 그의 처신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 변신에 수긍하는 국민이 얼마나 있겠는가,우리 사회의 전관예우 문제는 개인의 도덕성에만 맡길 것이 아니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제도적, 문화적인 측면에서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문형배 전 재판관이 언젠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가족의 안온한 삶을 위해 변호사 개업을 하더라도 놀라지 않을 것 같다. 설령 변호사 생활을 하더라도 국민들이 납득하지 못할 사건은 수임하지 않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