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환경에서 독학으로 같은 대학에 나란히 합격한 어린남매의 인간승리가 화제다.
서주영(16)·영광(15)남매는 올해 대입시험에서 부산대 유아교육학과와 영어교육학과에 수시전형 전액장학생으로 합격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들은 초등학교 외에는 정규교육을 받지 못하고 검정고시를 거쳐 합격해 감회 또한 남다르다. 또 영광 군은 청주교원대에 동시 합격해 즐거운 비명이다.
네 식구 지내기에 비좁은 39㎡(12평) 남짓한 김천시 부곡동 영세민아파트, 외소장애를 가진 아버지(53)와 척추질환을 앓는 어머니(45)슬하에 남매가 살고 있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국가지원과 아버지의 차량운행(파트타임)으로 근근이 생활하고 있다.
김천에 오기 전 이들 가족은 평범했었다. 아버지는 김해에서 신학교를 나와 목회자로, 어머니는 어린이집운영과 강사로 일했지만 가난에 발이 묶여 급기야 신용불량에 건강까지 악화됐다. 더 이상 생활이 힘든 가족은 노숙자로 전전하다가 어모면 용문산기도원아랫마을 빈집으로 이사하게 됐다.
그때 남매는 4학년·3학년, 학교까지 1시간 넘는 거리를 손을 꼭 잡고 걸어서 능치초등학교를 다녔다.
주영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어모중학교에 입학했지만 뻔한 형편에 학비마저 큰 부담이 돼 스스로 학교를 포기해야했고, 덩달아 누나의 마음을 안듯 동생마저 진학을 포기했다.
부모는 애들이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하자 두려움이 앞섰지만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자신감을 심어주었고, 남매는 그에 보답하듯 교육방송을 보면서 학업을 이어나갔다.
또 세상과 소통하며 살아가도록 봉사활동을 권했고 이런 가르침에 남매는 1,000시간이 넘는 봉사활동을 하면서 꿈을 찾았다.
남매는 보육원등 복지시설에서 어려운 여건의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보람을 느껴 교사의 길을 걷기로 마음먹었다.
어머니는 노숙자로 전락했을 때 “우리 다같이 죽자”고 하니까 주영이 와 영광이가 “엄마 되게 웃긴다”며 깔깔 거리는 모습에 부끄러움과 미안함마저 들었다고 회상한다.
또 “어려운 환경에서 잘 커줘서 고맙고 아무것도 도와주지 못한 것이 너무 미안한데 스스로 공부한 결과에 기쁘고 행복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요즘 부모님 생활비에 보태겠다며 주영이는 아이스크림가게에서 영광이는 과외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최동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