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하늘과 깨끗한 거리를 바라는 국민의 마음은 상상 이상으로 절실합니다.
며칠 전 제가 페이스북에 ‘정당 현수막 전면 금지 입법화 요청’ 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 반응이 폭발적이었습니다. 평소 게시물에 ‘좋아요’가 30~40개 가 달리는게 보통인데, 이글에는 무려 1,800개 넘게 달렸습니다. 어쩌면 그동안 답답하고 속 터졌던 마음의 표현으로, 정치 현수막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얼마나 큰지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정치 현수막 공급자는 주로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같은 정치인들입니다. 문제는 국민이 원하지 않는데도 일방적으로 설치된다는 점입니다. 과연 이런 현수막이 국민을 행복하게 할까요? 국민에게 행복을 줘야 할 정치가 오히려 부담만 준다면, 현수막 설치를 금지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정치 현수막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과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국민 혈세 낭비는 물론,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정치 양극화를 심화시키며 여야 간 정쟁을 유발합니다. 내용 또한 허위·과장 광고나 인신공격, 상호비방 등 부정적 폐해로 가득합니다.
전국의 거리마다 도배 되어 있는 정치 현수막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짜증을 유발합니다. 이런 후진적 정치문화가 일상화된 사회는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정치권에는 현수막 특혜가 제도적으로 보장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은 상업용 현수막이나 개인홍보물에는 엄격한 제한을 두고 단속하면서, 정치현수막에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정치권 스스로 만든 이중잣대이며, 이것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정치적 특혜를 없애는 것 자체가 정의와 공정의 실현입니다.
환경과 안전 문제도 심각합니다. 현수막은 재활용도 어려워 대부분 소각하거나 매립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이옥신 등 환경오염 물질을 발생시킵니다. 결국 국민 세금으로 설치·철거·처리까지 부담해야 하는 삼중고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특히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만 되면 자치단체장은 물론 시의원, 군의원, 구의원까지 내걸어 거리가 현수막 홍수를 이룹니다. 외국의 경우 명절에 이렇게 현수막을 내거는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독일과 일본은 법으로 도로변 정치 현수막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미국과 영국은 TV토론, 언론광고, 온라인 중심으로 홍보 및 선거운동을 진행합니다. 한국식 정치현수막은 선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후진국형 기형적 관행입니다
요즘은 SNS가 발달해 정치인이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많습니다. 카카오톡, 밴드, 트위트(X),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면 얼마든지 소통이 가능합니다. 정치인 입장에서는 현수막이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미 정치적 성향이 정해진 유권자들에게는 그 효과가 거의 없습니다. 완전 낭비이며 반감만 살 뿐입니다. 온라인 정책 포털, 지역언론, 토론회 확대 등이 현수막을 대체 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치 현수막 전면 금지 입법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입니다. 미국, 영국, 유럽, 일본 등으로 여행을 해봐도 한국식 비방 정치 현수막은 찾아보질 못했습니다. 정치 현수막을 금지하는 것만으로도 상호비방이 사라지고 한국 정치가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어떠한 이득도 없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과 폐해만 가져오는 정치 현수막은 폐지하는 것이 옳습니다. 여야가 합의하여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국회가 책임있게 입법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물론 야당의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다수 의석을 가진 여당이 앞장선다면 충분히 입법화가 가능할 것입니다.
정치 현수막 금지 입법은 거창한 정치개혁 담론보다 훨씬 더 직접적이고 피부로 느껴지는 변화입니다. 깨끗한 거리, 탁 트인 하늘을 볼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온 국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