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일하던 우리 근로자 300여명이 불법 체류로 구금된 사태는 한미 양국이 인적·물적 투자 협력을 강화하던 와중에 벌어져 충격이 더 컸다. 시설 공사 필수 인력 등을 급히 파견하느라 체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불법 행위 자체에 대해 변명할 순 없다. 그러나 직접 투자를 재촉하면서도 정작 전문 인력이 문제 없이 체류할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고 있는 미국도 문제가 있다. 다행히 한미 당국이 교섭을 통해 추방 대신 출국 형식으로 조속히 전원 귀국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니 일단 사태가 봉합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이번 사태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는데도 대비하지 않은 건 무사안일로 비칠 수 있다. 미 현지 생산 시설을 보유한 우리 기업은 작업 기한을 맞추고자 우리 전문 인력을 급히 데려가야 할 일이 많다. 그런데 현지 파견에 필요한 전문직(H-1b) 비자 취득에 시간이 걸리니 노동 허가가 나지 않는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상용(B1) 비자 신분으로 시설 공사 등에 투입하는 게 관행처럼 여겨졌다. 언제든 이런 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다는 얘기다.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는 한 이런 사태는 언제든 재발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압박에 우리가 대미 직접 투자를 늘리기로 한 시점에서 이런 일이 생긴 건 불쾌하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지혜가 필요하다. 근본적 해결책은 우리 인력이 필요할 때마다 시의적절히 미국 노동 허가 비자를 받도록 해주는 것이다. 우리도 미국과 경협을 강화하기로 한 만큼 전문직 비자 쿼터 별도 할당을 미국에 강하게 요구할 기회가 왔다. 미국도 이번 일을 계기로 문제점을 체감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 분야 등에서 협력 사업을 하려면 한국인 전문 기술자가 필요하다는 건 미국도 잘 아는데, 이번 사태를 통해 한국인 인력 수급과 비자 발급 제도 사이에 모순이 있다는 사실이 잘 드러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한국인 근로자 비자 문제 해결 의지를 드러낸 건 매우 고무적이다. 이번 구금 사태가 전화위복이 돼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과 근로자들의 오랜 민원이자 숙원 사안인 한국 인력 취업비자 쿼터 할당이 실현되길 바란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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