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근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은 여러모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백두 혈통'으로 불리는 김씨 왕조의 해외 명품 사랑에 대한 뒷얘기 거리도 적지 않았다. 김정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때 찬 손목 시계는 스위스 명품인 'IWC 샤프하우젠'의 2000만 원 상당 오토매틱 모델로 추정됐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000만원 정도의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검정 백을 든 모습도 시선을 모았다. '백두 혈통'의 명품 사랑은 유전적 성향을 보인다. 선대인 김일성과 김정일도 스위스 명품 시계 팬으로, 특히 '오메가'를 좋아했다. 김정일은 국민이 굶어 죽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이탈리아 명품 구두와 정장, 각종 보석 등을 사들였다. 김정은 역시 만년필, 자동차 등까지도 해외 명품 브랜드만 찾는다. 김여정은 디오르 외에 이탈리아 명품 불가리의 가방도 애용한다.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 역시 샤넬과 디오르의 가방, 구찌 원피스 등으로 치장하고 어린 딸 김주애 역시 디오르 외투를 입거나 구찌 선글라스를 쓴 모습이 공개된 적 있다.역설적이다. 서방 자본주의 진영에 맞서 주체사상을 내세우고도 대놓고 서방 명품을 향한 애정을 대를 이어 드러낸다. '자본주의 문화'를 인민 정신을 더럽히는 악으로 규정하고 서구 대중문화를 접하는 것조차 금지한 행태와 배치된다. 다수 국민이 빈곤에 시달리는데 극소수 권력층만 사치를 일삼는 건 김정은이 내세운 '인민대중제일주의'가 허상임을 보여준다. 작년 정부 자료에 따르면 김정은 일가 약 100여명이 쓰는 사치품 비용이 연간 8300억원에 달했다. 유명 브랜드 앞에선 '전가의 보도'인 반일 기조마저 무색해지는 점도 흥미롭다. 반일은 북한 체제 정통성을 유지하는 핵심 기반이면서 북한, 중국, 러시아를 하나로 묶는 공통된 역사적 경험이자 결속 코드다. 그렇다면 지도층은 통치 원리상 일본 제품을 쓰는 것조차 조심해야 하나 김정은 일가는 신경 쓰지 않는다. 김정은은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 상위 모델을 애용하고, 니콘 쌍안경으로 미사일 발사 장면을 지켜본다. 일본의 '세이코' 시계는 최고존엄의 하사품으로 쓰였다. 백두 혈통의 이율배반적 언행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궁금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