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벌에서 고립된 사람을 구하다가 순직한 고 이재석(34) 경사의 영결식이 15일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에 앞서 있었던 폭로 기자회견은 유족들의 억울함과 원통함을 더했다.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에서 이 경사와 함께 사고 당일 근무했던 동료 4명은 "소장으로부터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사건과 관련해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천해경서장은 "진실 은폐는 전혀 없었다"고 주장해 진실 공방으로 번졌다.앞서 유족도 해경 측이 언론 접촉을 자제해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 경사의 사촌 형은 "병원에서 누군가 와서 여러 차례 유족에게 '재석이는 영웅이다. 혹여나 흠집이 날 수 있기 때문에 언론사에는 (사고 관련) 말씀을 안 하시는 게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누군지 몰랐는데 알고 보니 서장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이 경사가 사고로 숨진 후 그를 둘러싼 미담이 쏟아지기도 했다. '생일인데도 안전관리 수요가 급증하는 주꾸미 철을 맞아 연가도 쓰지 않고 근무했다'는 등의 보도들이 이어졌고, 이는 이 경사를 더욱 '영웅'으로 만들었다.하지만 '영웅 서사' 뒤에는 제도적 과오가 가려지기 십상이다. 이번에 해경 간부들이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려고 한 것도 어쩌면 이런 '학습 효과'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회적 참사가 있을 때마다 구조적 원인에 집중하지 않고 개인 영웅서사에 지나치게 매달리지 않았나 되돌아봐야 한다. 영웅 만들기가 국가의 책임을 회피하는 도구가 된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언론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독자나 시청자가 영웅 이야기에 관심을 갖고 관련 뉴스를 선호하다 보니 그런 보도만 좇고 제도 개선 문제에는 관심이 덜한 경향이 있었다.이 경사는 홀로 일하다 목숨을 잃었다. 그를 영웅이라고 부를 게 아니라 위험하게 일하도록 내몰린 이유를 밝히는 게 우선이다. 왜 그가 혼자였는지, 그리고 동료에게 침묵을 강요했다는 의혹의 실체는 무엇인지 등을 가려야 한다. 진상에 따라 잘못이 있다면 응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그의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다. 우리 사회의 안전을 제복 입은 영웅들의 헌신에 맡길 게 아니라 결국에는 시스템을 개선해 제도가 안전을 담보하도록 해야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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