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맑은물사업본부가 최근 ‘행정 사이클링 히트’라는 보기 드문 성과를 거뒀다. 재정 절감·적극 행정·신속 집행,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달성했다는 점에서다. 단일 기관이 세 분야에서 동시에 주목받는 사례는 흔치 않다.특히 눈에 띄는 것은 ‘678억 원 예산 절감’이다. 민간투자사업 협상 과정에서 불합리한 구조를 바로잡지 않았다면 고스란히 시민 부담으로 돌아갔을 돈이다. 6년간 587차례에 걸친 협상과 소송 대응은 그 자체로 뚝심이자, 포항 행정의 ‘보이지 않는 현장’이었다. 단순히 예산을 줄였다는 의미를 넘어, 재정 건전성과 행정 투명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더 큰 무게를 가진다.적극 행정의 성과 또한 빼놓을 수 없다. 공무원 사회에서 소극적 태도는 안전망이지만, 시민 편익을 앞세운 ‘결단 행정’은 늘 위험을 수반한다. 규정을 넘어서는 도전, 불확실한 결과를 감내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맑은물사업본부 직원들이 그 위험을 감수하고 실제 성과로 이어냈다는 점은, ‘공무원=안전지향적’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린 상징적 사건이라 할 만하다.신속 집행의 의미는 지역 경제와 직결된다. 집행률 62.2%라는 수치는 단순한 행정 처리율을 넘어선다. 이는 지역 업체의 숨통을 틔우고, 인프라를 조기 확충해 시민 생활을 개선하는 동력이다. 흔히 예산이 늦게 풀려 지역 현장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만큼은 예산이 제때 제자리를 찾았다. 포항의 재정이 ‘돌아가는 돈’으로 기능한 셈이다.그럼에도 숙제는 남아 있다. ‘사이클링 히트’라는 화려한 표현 뒤에는 지속 가능한 행정이라는 더 큰 과제가 자리한다. 재정 절감이 구조적 개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다시 비슷한 부담이 반복될 수 있다. 신속 집행 역시 단발성 숫자가 아닌 장기적 신뢰 체계로 굳어져야 한다.또한 시민들이 체감하는 성과로 이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성과가 공직사회의 자기 만족에 머물지 않고, 실제 물 관리 서비스의 질 향상, 깨끗한 수돗물 공급 안정, 환경 친화적 시스템 확충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가진다. 행정의 평가는 시민의 일상에서 내려지는 법이다.더 나아가 기후위기 시대에 물 자원 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폭우와 가뭄이 일상이 된 지금, 맑은물사업본부의 성과는 단순한 행정적 수상을 넘어 ‘미래 대응 행정’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수돗물의 안전, 하수처리의 효율, 재이용 시스템의 혁신은 포항만의 과제가 아니라 전국 지방정부가 안고 있는 숙제다.이번 성과는 숫자로 입증된 행정의 힘이자, 포항 공공기관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확인시켜준 사례다. 그러나 행정은 ‘보여주기’가 아니라 ‘지속성’에서 평가받는다. ‘사이클링 히트’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지, 아니면 포항 행정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시간에 달려 있다.행정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그 결과는 시민의 삶을 바꾼다. 맑은물사업본부의 성과가 행사장에서의 수상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흘러가길 바란다. 그것이야말로 진짜 행정의 홈런일 것이다.그리고 이 성과는 다른 부서와 기관에도 울림을 준다. 포항시 행정 전반이 ‘시민 중심·효율 중심·혁신 중심’으로 체질을 바꿔간다면, 이번 사이클링 히트는 하나의 사례를 넘어 도시 전체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작은 부서의 성과가 큰 변화를 이끄는 교두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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