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5성 라한호텔 대연회장이 APEC 정상회의 만찬장으로 급하게 변경됐다. 라한호텔 대연회장은 김대중 대통령이 경주방문 때 만찬장으로 활용했다. 그 이후에도 국제회의 등 귀빈만찬장으로 각 광 받아온 손색없는 만찬장이다. 그런데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식 만찬장이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라한호텔 대연회장으로 전격 변경돼 APEC 준비에 혼선을 빚고 있다. 이유는 미·중 정상의 경주 만남이 유력해진 상황에서 만찬 인원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서라고 밝혔으나 그동안 높은 양반들이 줄기차게 현장을 찾아 점검한 만찬장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어 일선 행정당국은 허탈한 표정이다.    한 원로교수는 이미 3개월 전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박물관 안에 짓는 만찬장은 협소하고 부적격하다고 지적하고 넓고 접근성이 좋은 엑스포 공원으로 추천 하기도 했다. 오늘의 상황은 만찬장 착공에 앞서 좀 더 정밀하게 진단을 했더라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80억 원을 투입한 건물이 무용지물이 될 경우 철거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으므로 예산 낭비를 막으려면 계획대로 준공해 포스트 APEC에 잘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는 중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제는 APEC 정상회의 준비위원회가 시공 중에 여러 차례 현장을 찾아 점거하면서 별다른 언급이 없다가 갑자기 만찬장 장소를 변경하는 등 매사에 너무 즉흥적으로 판단해 준비 부서만 골탕을 먹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내 신축 건축물은 당초 APEC 준비위가 지난 1월 세계정상회의 만찬장으로 확정하고 국비 80억 원을 투입해 연 면적 2천㎡ 규모의 신축 건물을 건립 중이다. 그동안 공사 지연과 시설 부족 문제가 잇따라 제기됐으며 국회 APEC 특위 현장 점검에서는 낮은 공정률이 지적됐다.    화장실·조리실 등 기본 시설이 미비 등 점검단마다 한마디씩 하면서 사공이 많아 준비위가 결국 지난 17일 공정률 95%의 건물을 보고 받고도 라한호텔로 만찬장을 변경했다.    준비위는 "국내외 각계를 아우르는 폭넓은 인사가 참여할 예정이어서 보다 많은 인사를 초청할 수 있도록 호텔 대연회장에서 만찬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을 뿐이다. 어쨌든 만찬장은 시설이 좋은 특급호텔 변경은 잘한 일이다. 다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건물이 무용지물이 돼서는 안 된다. 국민 세금을 우습게 여긴 조령모개 행정을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 APEC 성공을 위해 2023년 8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마지막까지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