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분단국 중 독일은 화합을 통해 통일을 이뤘고, 베트남은 내전 끝에 남베트남이 패망했다. 이제 남은 분단국인 한국은 어느 길을 걸을 것인가. 이는 정치권의 과제일 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직면한 물음이다.최근 한국 민주주의는 제도적 신뢰의 근간에서 흔들리고 있다. 선거 공정성에 대한 논란, 입법부 권력의 일방적 집중, 언론과 사법부를 둘러싼 불신은 국가 운영의 균형을 약화시키고 있다. 문제는 국민 다수가 이러한 흐름을 민주주의의 정상적 과정으로 받아들이거나 무관심하게 넘긴다는 점이다. 역사는 방관과 무관심이 가장 위험한 선택임을 경고해 왔다.상징적인 사례는 사법 처리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수갑을 찬 채 조사받는 모습은 국민에게 큰 충격을 남겼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인데, 그 원칙이 형식적으로나마 존중받지 못한다면 국민은 사법 정의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와 비교할 때, 적용되는 기준이 과연 동일한가 하는 형평성 문제는 더 큰 파장을 낳는다. 사법 절차가 정치적 도구로 비쳐질 때, 민주주의의 신뢰는 근본부터 흔들리게 된다.민주주의의 본질은 권력의 견제와 균형, 그리고 절차적 정당성에 있다. 그러나 현실은 특정 세력이 제도를 장악한 채 정치적 목적에 맞춰 활용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언론은 비판 기능을 상실해 가고, 사법부는 중립성을 의심받으며, 정치권은 공공선을 위한 논의보다 진영 논리에 몰두한다.민주주의는 하루아침에 붕괴하지 않는다. 방관과 무관심 속에서 조금씩 잠식되고,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이른다. 지금의 한국이 바로 그 기로에 서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를 통해 성장해 왔다. 그 성취를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역사적 오류를 반복할 것인지는 결국 국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 형평성과 절차적 정당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자유민주주의의 미래 또한 보장할 수 없다. 지금이야말로 성찰과 행동이 필요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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