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벌써 포퓰리즘 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 포퓰리즘의 득세는 여러 면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한다. 겉으로는 민주주의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국민주권을 핑계로 대의제 민주주의를 건너뛰려고 시도한다.
명절 때면 어김없이 쏟아지는 정치인들의 안부 문자 공세가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아마 어디선가 주고받은 명함 때문에 단체 문자 목록에 내 번호가 등록됐을 뿐이며 번거롭기만 할 뿐 대부분 큰 의미는 없다. 
 
이번 추석에는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보낸 문자가 단연 압권이다. “정청래·추미애는 저에게 맡기시고 추석 연휴 즐겁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어쩌다 이런 말이 정치인의 명절 인사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는지 씁쓸하지만, 상당수 국민의 목에 걸린 생선 가시 같은 껄끄러움을 콕 짚은 센스는 돋보였다.
명절 연휴가 시작되기 전까지 국민의 피로감을 극대화하던 법사위 발 폭주는 연휴가 끝나자마자 바로 재개될 것이고, 대통령도 이를 말릴 수 없다는 것은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예전에는 서슬 퍼런 임기 초에 여당 중진들이 대통령 지지율을 까먹으면서까지 폭주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그들은 이미 이재명 대통령이 같은 방식으로 성공하는 것을 생생하게 목격한 사람들이다. 
 
정치인에 대한 지지의 구조가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진 탓에 중도를 버리고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성 지지층에 투항해야 성공한다는 것을 그들은 학습했다.
지방선거가 8개월밖에 안 남았고, 또 ‘누가 알랴. 나라고 대통령 되지 말라는 법 있나’에 까지 생각이 미치면 대통령조차 그들을 말릴 수 없다. 이쯤 되면 민주당의 강경노선은 대통령의 레임덕이라고 해도 딱히 반박하기도 애매하다. 
 
상식을 지닌 국민입장에서 폭주가 껄끄러운 것은 레임덕 때문이 아니라 정치적 이득을 위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어대는 것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근거 없는 대법원장 청문회처럼 민주주의 시스템 자체를 위협하는 행동을 하면서도 국민의 뜻이 형식적인 제도보다 우선한다고 주장한다.
포퓰리즘은 주요 현안에 대한 다양한 주장을 무시하고 하나의 해석만을 강요한다. 내란 진압이 최우선 과제라는 주장 앞에 내란은 이미 진압된 거 아니냐고 묻는 것은 금기가 됐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 보듯 관료나 전문가는 불신의 대상이다. 그들은 자기 이익만 앞세우는 부패한 기득권 취급을 받는다. 이 모든 것은 다 포퓰리즘의 전형적 특징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