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쏘아 올린 관세 폭탄으로 촉발된 보호무역주의가 무역전쟁으로 번지면서 수출과 물가, 금융시장 등에 대한 타격이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트럼프가 관세부과를 발표하고도 협상을 위한 유예기간을 부여하거나, 기업들이 관세 발효 전 선(先)주문으로 재고를 확보해 물가나 수출에 대한 충격을 줄일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미 무역 협상이 교착상태에 갇힌 가운데 무역장벽과 관세전쟁이 번지면 우리 금융시장의 충격파가 커지고 수출과 물가 피해가 확산할 우려가 있다.추석 연휴 기간 해외에선 무역장벽과 관세전쟁이 확산돼 금융시장이 타격을 받았다. 우리 철강의 최대 수출시장인 유럽연합(EU)이 수입 철강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급격히 높였다. 중국은 전 세계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희토류 수출을 무기로 삼았다.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양국이 타협점을 찾지 못한다면 전 세계 금융시장과 글로벌 교역 등에도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해외에서 확산하는 대외악재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없는 이유는 이들이 곧바로 우리 시장과 수출·물가 등 국내경제를 흔들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불거지자 국내 주식시장의 코스피는 상승 행진을 멈추고 13일 개장 초반 3,520대까지 밀려났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434.0원까지 올라 5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달러 대비 원화가 약세를 보여도 관세 타격 탓에 수출은 어렵고 수입 물가만 상승해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줄 우려가 크다. 대외 악재는 수출의존형인 우리 경제에 주는 타격이 크지만 이를 막거나 예방할 수는 없다. 다만 피해를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할 수 있을 뿐이다. 그리고 그 대응은 우리 앞의 당면과제인 한미 무역협상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내용으로 조속히 타결짓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한미 통화스와프가 어렵다면 그에 상응하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3500억달러에 달하는 대미 투자액 중 현금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미국 측이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우리측 협상단이 '국익 최우선'의 원칙을 지켜주길 바랄 뿐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