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북구 기북면은 비학산 능선을 품고 있는 포항의 서북부 산촌이다. 기북면의 동쪽으로 포항에서 가장 높은 산인 비학산(739m)이 솟아 있어 산림지대와 구릉지대를 이루고 있다. 기북면은 이 지역에 취락지가 형성돼 있고 최락지를 둘러싼 경작지가 있는 전형적인 농촌, 산촌마을이다. 767가구 1289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 이 마을은 공장이 하나도 들어서 있지 않은 청정 친환경 마을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전체면적이 52.4㎢에 이르며 농지면적은 1082ha여서 전체 면적의 약 20%가 농지다.60여년 전만 하더라도 기북면은 전체 농가가 잡곡 위주의 농사를 짓고 살았다. 마을을 관통하고 흐르는 기계천의 정비가 되지 않아 논이 없어 대부분 밭농사에 의존했다. ‘쌀 3말 먹고 시집간 처녀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궁박한 시골이었다. 그러다가 새마을운동으로 하천이 정비되고 논이 생겼다. 하지만 논에 댈 물이 넉넉하지 않아 고생하다가 1980년대 초반에 용전저수지를 만들고 논농사를 시작했고 벼농사에 집중했다.
당시 경주시 안강읍에서 포항시 기계면을 거쳐 죽장면으로 가는 버스가 하루 1대 왕복 운행했고 기계면에 나가 포항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영일군청에 볼일을 보러가면 하루종일이 걸렸다. 그러다가 차츰차츰 형편이 나아지면서 1980년대에는 기북초등학교 학생이 1000명에 이르러 과밀학급이 될 정도로 인구가 불어났다. 또 기계중학교 기북분교장이 만들어져 초등학교 졸업생을 수용했다. 당시 인구는 약 5000명에 이르렀다.기북면 주민의 90%는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 경상북도에서 가장 큰 규모를 가진 철강도시 포항의 수요를 등에 업고 농산물과 임산물을 생산하는 주민들의 생활은 매우 안정돼 있다. 이들은 공동브랜드와 직거래를 통해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통일벼가 주작물이었던 기북면에서는 20년 전부터 사과농사로 전환해 농업인구 가운데 80%가 사과를 재배한다.
기북면은 경북 동해안의 여러 사과 산지 가운데 가장 품질 좋은 사과를 생산하는 도시로 알려져 있다. 기북면의 농토 중 상당 부분은 하천을 객토해 논으로 만든 것이다. 처음에는 이 논에 벼를 심었지만 물빠짐이 원활한 농토의 특성을 감안해 사과를 재배했더니 품질이 뛰어났다. 그 후 농민들은 논을 개간해 과수원을 만들었고 지금의 대표적인 사과산지가 됐다. 토질의 특성에 더해 낮에는 따뜻하고 밤에는 서늘한 일교차가 뚜렷한 기후도 큰 몫을 했다. 이 기후는 사과의 당도를 13~15 브릭스 이상으로 끌어올렸고 색깔이 고르게 붉게 만들었다. 
 
기북면의 사과가 가장 호평을 받는 시기는 10월 중순부터 11월말까지다. 이 시기에 수확하는 품종인 부사는 당도가 최고조에 달하고 아삭한 식감과 진한 향이 완성돼 명절용, 선물용 수요가 급증한다. 그 이전에는 8~9월에 썸머킹, 홍로 같은 초기 품종이 9월 말에는 시나노스위트, 시나노골드 등이 수확된다.
이 같은 양호한 농업환경에도 불구하고 기북면의 인구 55% 이상이 노령층이고 농업인구의 평균 연령이 73세여서 뛰어난 품질의 사과산지로서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한 전망이 그리 밝지는 않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귀농인구가 기북면을 찾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다. 기북면에 귀농·귀촌인구가 정착하는데 유리한 조건은 우선 마을 전체가 청정한 자연환경을 가졌다는 점이다. 
 
그리고 아직 농토가 그리 비싸지 않아 큰 부담없이 정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사과농사를 지었을 때 고소득이 보장된다는 점도 매력적이어서 기존의 귀농·귀촌인구들은 비교적 만족하고 있다. 교육 문제를 제외하고는 생활에 큰 문제가 없기 때문에 기북면은 귀농·귀촌인구가 늘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포항에서 가장 높은 산인 비학산을 품은 기북면은 비학산자연휴양림도 보유하고 있다. 포항시가 직접 운영하는 이 휴양림은 숲속 휴식과 체험의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비학산의 울창한 산림을 기반으로 조성돼 자연 친화적인 환경이 잘 보존돼 있고 전 구역이 조용하고 숲이 깊어 사계절 내내 피톤치드를 즐길 수 있는 휴양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시설은 가족 단위부터 단체 이용객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비학산자연휴양림은 인공 시설보다는 자연 속에서 휴식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시설물을 최소화하고 산책로와 숲길을 따라 비학산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니라 숲과 산을 중심으로 한 체험형 휴양 공간으로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도 현대적인 편의시설을 갖춘 포항의 대표적인 산림 휴양지로 자리 잡고 있다.
기북면 오덕1리 일대의 덕동문화마을은 약 300여 년의 역사를 품은 전통 마을로 여강 이씨 집성촌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현재도 이 마을에는 여강 이씨가 약 70가구에 이른다. 이 마을은 조선 중기 임진왜란 이후 농포 정문부가 이곳을 피난처로 삼고 살다가 전란 후 손녀사위 이강에게 터전을 물려주면서 후손들이 정착한 것이 시초라고 전해진다. 마을에는 경상북도 민속자료인 애은당고택과 사우정고택이 있고 경상북도 유형문화재인 용계정과 덕계서당이 있다. 
 
또 이 마을은 사대부의 생활양식과 전통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존해 왔고 1992년 문화부로부터 ‘문화마을’로 지정되고 2001년에는 ‘환경친화마을’로 선정돼 역사·문화적 가치를 공식적으로 인정받았다.
기북면의 탑정리는 2007년 산촌생태마을로 지정됐다. 비학산 자락의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한 전형적인 산촌 생태마을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산촌체험학습장이 있다. 단순한 농촌 마을을 넘어 자연 체험·전통문화 체험·농사 체험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교육형 체험 공간으로 발전해 왔으며 청정한 숲과 계곡, 과수원 등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산촌 풍경을 지니고 있다. 학습장의 중심시설은 산촌문화회관이다. 
 
이곳에서는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봄과 여름에는 산나물 채취, 농사 체험, 감자 캐기 같은 농촌생활 체험이 가능하고, 마을에서 재배한 쪽을 활용하는 천연염색 체험은 대표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높다. 마을의 숲길과 비학산 둘레길을 활용한 생태 탐방과 자연학습도 이뤄지며 전통문화와 생활 방식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기북면의 원로인 이동찬 대한노인회 포항지회 기북면 분회장은 “덕동문화마을을 중심으로 한 유교사상 교육과 전통문화를 잘 간직한 기북면은 전형적인 농촌, 산촌의 미풍양속을 잘 간직하고 있다”며 “비학산 아래의 청정 자연환경과 풍요로운 농촌생활을 할 수 있어 살기 좋은 고장”이라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기북면을 고향으로 둔 귀향인들이 대학 졸업 후 도시로 나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와 사과농사를 지어보니 직장생활보다 평화롭고 풍요롭다고 말한다”며 “더 많은 젊은이들이 돌아와 이 농촌을 살리기 바란다”고 덧붙였다.원기호 기북면장은 “기북면은 슬로우시티의 전형적인 마을로 오랫동안 잘 보존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기북면에서의 공직생활을 통해 개발과 발전만이 답은 아니라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됐으며 범죄가 없고 어른을 공경하며 전통문화가 잘 보존된 기북면이 오랫동안 포항의 보석같은 존재로 남겨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