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은 한번 형성 되면 평생을 지배하기도 한다. 이에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에 따라 판명된 존재다. 따라서 우수성이란 단일 행동이 아니라 습관이다.”라고 일렀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주창한 이 말은 개인이 지닌 능력도 습관에 의하여 향상 된다는 의미 일 듯하다. 한편 습관은 몸에 배면 좀체 고치기 어렵다. 습관에 대하여 논하노라니 지난 어느 날 지인과 차담(茶談)을 할 때 일이 생각난다. 그녀는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내핍과 절약에 대한 가정교육을 철저히 받았단다. 그래서인지 일상에서 하다못해 물 한 방울, 종이 한 장도 아끼는 게 습관화 됐다고 하였다. 이 때문에 때론 주위로부터 너무 궁색하게 산다는 말을 자주 듣는단다. 며칠 전 공원에 위치한 화장실 앞을 지나칠 때 일만 해도 그렇다고 했다. 그곳에 대낮인데도 불이 환히 켜져 있어서 무심코 스위치를 껐단다. 이 때 화장실 문이 갑자기 열리더란다. 그리곤, “사용 중인데 확인도 안하고 냅다 불을 끄면 어떡해요?” 라는 말과 함께 버럭 화를 내는 여인은 다름 아닌 얼마 전 주차 문제로 얼굴을 붉힌 이웃이었다고 했다. 얼떨결에 지인은, “미안해요.” 라고 사과를 했지만 왠지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했다. 다름 아닌 그날 일로 말미암아 이웃이 더욱 언짢게 생각할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하긴 이럴 경우 지인은 화장실 안을 확인 후 불을 껐어야 원칙이다. 그러나 지인인들 하필 화장실 안에 주차 시비가 붙었던 이웃이 있을 줄 어찌 알았으랴. 그녀 습관을 전혀 모르는 그 이웃이 오해할 소지가 충분한 행위였다. 이로보아 우린 타인이 행하는 어떤 행동을 함부로 평가해선 안 될 일이다. 이렇듯 삶을 살면서 진실과 거리가 먼 오해만큼 견디기 힘든 게 없다. 지인과 경우는 다르지만 필자도 늘 오지랖을 넓히는 일을 습관화 했었다. 스스로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면서 사심 없이 타인 일엔 팔을 걷곤 했다.    그러나 진실은 항상 걸음이 느리다. 세상이 각박하고 험악해서인가. 순수한 인간적인 마음은 외면당하기 마련인가 보다. 개중엔 이런 필자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람도 있었다. 어디 이뿐이랴. 사심 없이 진심을 다하여 배려와 친절을 베풀면 그것을 당연시 여기기 일쑤다. 심지어는 고마워하기는커녕 자신의 권리로 여기는 세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제는 이 습관을 고치려고 노력 중이다. 이즈막은 타인 일로 피로를 느낄 때가 허다해서다. 지인 역시 어려서 익힌 검소한 생활 습관에 의하여 성공한 삶을 살은 여인이다. 그녀는 불과 십 수 년 전만 하여도 대범한 성격을 지닌 여장부였다. 젊어서 남편과 일찍 사별 후 삼 남매를 홀로 억척스레 키웠다. 그녀는 어려운 이웃에겐 자신의 것을 덥석 내주기도 했다. 또한 재래시장 안에서 식료품 대리점 장사도 꽤 잘 돼 오늘날 부를 이루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나이들 수록 자신이 점차 바람 빠진 풍선 꼴이 되는 기분이란다. 소소한 일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게 된다고 했다. 그녀는 옛날이 그립다고 했다. 지난날 아이들 위해 가난과 맞서며 악착 같이 돈벌이에만 집중 했던 그날들이 더 행복했었노라고 말이다. 그 시절엔 돈만 많이 벌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고 했다. 이런 말을 듣노라니 윤항기 가수가 부른 ’나는 행복합니다.‘라는 노래가 생뚱맞게 떠오른다. ’나는 행복합니다/나는 행복합니다/나는 행복합니다/정말 정말 행복합니다/기다리던 그날/그날이 왔어요/즐거운 날이예요/움츠렸던 어깨/답답한 가슴을/활짝 펴봐요/가벼운 옷차림에다정한 벗들과/즐거운 마음으로/들과 산을 뛰며/노래를 불러요/우리 모두 다 함께/나는 행복합니다/나는 행복합니다/나는 행복합니다/정말 정말 행복합니다‘ 위 노래 가사에서 화자는 “나는 행복합니다.”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필자 생각이지만 인생사에서 우리가 얼마나 행복을 절실히 희구(希求)하면 ’나는 행복합니다.' 를 노래에서조차 주문처럼 부를까 싶다. 현재 지인은 평수 넓은 집, 배기량 큰 외제 자동차를 소유했다. 자녀들도 모두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성장했다. 그런데도 자신은 행복을 못 느낀단다. 또한 이젠 나이 탓인지 건강도 예전 같지 않아서 허허로운 마음에 우울하단다. 이로보아 부나 명예 등을 얻었다고 하여 온전히 행복하진 않은가 보다. 오죽하면 러셀은 행복에 대하여 이런 말을 하였다. “동물은 몸에 털이 없고 먹을 게 풍부한 것으로 행복을 느끼지만 인간은 다르다”라고 말이다.    러셀의 말은 인간이 느끼는 불행 원인에는 개인적 심리상태와 사회제도에 있다고 전제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인이 느끼는 불행은 개인 심리 상태에 한정된 일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지인도 매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습관과 지혜가 필요하다. 필자역시 이 습관을 몸에 익히기 위하여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입속으로 흥얼거리는 게 있다. “ 오늘도 행복할 것이다.” 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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