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한미 정상의 두번째 회담 기회를 제공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10월31일~11월1일·경주)를 계기로 한미 무역협상을 매듭짓기 위한 양국간의 긴박한 대면 협의가 22일로 사실상 종료되면서 결국 두 정상의 결단만 남은 형국이다.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2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한미 무역합의의 잔여 쟁점을 놓고 2시간 가량 협상을 벌였다. 김 장관과 김 실장은 지난 16일 같은 장소에서 같은 인물(러트닉)과 협상한지 불과 6일만에 다시 미국을 방문해 협상을 했다.김 실장은 이날 협상후 기자들에게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다"며 "일부 진전이 있었다"고 했지만 잔여 쟁점에 대해 "논의를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트닉 장관과 곧 다시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는 "만나기는 어렵다. (더 얘기할 게 있으면) 화상으로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답했다.7월말 큰 틀에서 타결된 무역합의를 매듭짓기 위한 고위 당국자들 간의 대면 협상이 일단락됐다는 것은 결국 양국 정상의 '정치적 결단'에 따라 APEC 계기 최종 합의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3500억 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 펀드의 현금 비율, 투자처 선정과 관련한 한국의 목소리 반영 방안, 분할 납입의 기간 등이 최종 쟁점으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의 경제 책사인 김용범 실장이 16일과 22일 잇달아 한미협상에 직접 참여한 만큼 이 대통령의 입장은 최근 한미협상에 반영이 됐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결국 공개 석상에서 '전액 선불'을 주장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 난색을 표해온 한국의 방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절충점이 찾아질지가 관건인 것으로 보인다.이와 관련, 김정관 장관은 20일 '미국이 여전히 전액 현금 투자를 요구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거기까지는 아니다"라고 말함으로써 3500억 달러의 구성을 둘러싼 한미간 협상에 진전이 있었음을 시사했다.그렇다면 한국의 대미투자금 납입 기간을 어느 정도로 잡을지가 최대의 쟁점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2029년 1월까지인 자신의 임기 안에 한국의 투자금을 받아냄으로써 그것을 정치적 성과로 홍보하려 할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그가 '납입 기간'에 대해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안을 수용할지 여부가 우선 관건인 것이다.한미간의 막바지 협상에는 현재 희토류 수출 통제(중국)와 대중국 100% 관세 인상(미국) 카드로 맞서고 있는 미중의 대치 국면도 일정한 영향을 줄 것인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APEC 계기에 열릴 전망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담판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동맹국인 한국과의 최종 합의가 늦어지고 삐걱대는 모양새는 보이고 싶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에 APEC 계기에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 최종 합의를 도출할 필요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