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한 기온이 이제 겨울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는 신호로 느껴진다. 대구는 지난날 산업화의 심장이었고, 보수정치의 상징으로 다수의 대통령을 배출한 도시이다. 그렇지만 “보수정당” 아성이라는 대구시민들의 신음은 중앙 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길을 잃었다. 대구의 문제는 단순한 경기 침체가 아니라, 시스템과 도시를 이끌 수 있는 지도자의 부재 그리고 절대다수 시민들의 뒤떨어진 의식으로 인한 사고방식과 맞물려 무시된 정치행태의 결과이다.지난 시정은 큰 목소리와 독선적인 태도로 대구의 품격을 떨어뜨렸으며, 그 정책은 일관성을 잃었다. 취수원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가고, 신청사 건립은 예산 증가로 늦춰지고, 공항 이전은 답보상태이고, 염색공단 이전도 오리무중이다. 또 각자 특수성을 지닌 산하기관을 억지 통합하여 혼선과 비효율만 남겼고, 공무원 조직도 코드인사로 부서 수장이 6개월 만에 바뀌면서 복지부동의 모습으로 위축되었다. 시민의 비판을 조롱으로 답하고, 정책의 실패에는 책임을 회피했다. 정치적 언변과 독선만 존재했고, 행정을 위한 진심은 그 어느 곳에도 없었다. 대구시장으로 있다가 서울시민으로 돌아간 그 누구의 정치는 분명한 한계만 드러냈다. 계획성 없는 호언장담이나 화려한 정치적 언변보다 실질적 성과가 절실하다는 깨달음만 남겼다. 그 대가로 대구는 과연 몇 년을 후퇴했는가? 그 책임이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 2026년 지방선거가 열리 것이고, 먹이를 찾아 철새처럼 날다가 입지를 잃은 보수 정치인들이, 이제는 "편하게 대구시장 한번 해보자"며 대구를 정치생명의 '마지막 무대'로 삼으려고 슬슬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러나 대구는 더 이상 대구를 외면하던 정치인들의 경력 관리용 무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 이 지역의 정서도 모르고 대구시민의 삶도 체감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대구의 시정을 맡긴다면, 대구는 또 다시 어두운 그늘에 완전히 묻히게 될 것이다. 지금부터는 지역을 위해 살아온 사람, 지역을 이해하고 지역 시민의 언어로 소통할 줄 아는 사람, 지역정서와 경험을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 수립이 가능한 경제적 감각을 겸비한 실무행정적인 지도자가 필요하다.프랑스 제3의 도시 리옹은 대구와 유사한 경험을 통해 새롭게 태어난 곳이다. 당시 리옹은 중앙집권의 틀 속에서 산업은 낙후되고 인재는 떠나간 도시였다. 그러나 '리옹 광역도시권(Métropole de Lyon)' 체제를 통해 자치와 재정권을 창출했다. 그레고리 두세 리옹 시장과 브루노 의장은 정치적 카리스마보다 협력과 조정의 리더십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행정의 일관성을 바탕으로 시민참여 예산제, 산업·문화 융합정책, 스타트업 허브육성 등 지역을 살리는 정책을 일궈냈다. 오늘날 리옹은 유럽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품격 있는 리더십, 자치와 신뢰가 이 도시를 바꾼 것이다.대구도 강한 정치가 아니라 시민 중심의 행정, 일관된 정책, 투명한 소통을 통해 새롭게 다시 일어서야 할 시점이다. 다음 대구시장은 구호와 감정이 아니라 정책과 데이터로 말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한다. 정쟁보다 실무를 중시하는 실용적 보수, 권력보다 책임을 중시하는 합리적 지도자가 대구를 다시 일으킬 수 있다.대구가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서는 대구시민의 의식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로 성장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학연, 지연과 같은 관계보다는 지도자로서의 능력과 더불어 청렴성, 도덕성을 중시해야 한다.대구는 이제 정치적 언변이 아니라, 시대적 소명과 책임감을 가진 성실한 지도자로서 경제적 감각, 행정적 경험과 능력을 갖춘 리더와 함께 다시 시작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다시는 대구시장의 자리가 더는 대권을 꿈꾸는 한물간 정치인들의 정치적 피신처나 중앙 정치에서 밀려난 정치인의 전관예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진심으로 대구의 미래를 걱정하고, “새로운 대구” 대구를 반드시 일으켜 세우겠다는 각오로 시민들과 함께 생각하고, 생활하고, 행동하는 다음 대구시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