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해병 특검이 청구한 이종섭 전 국방장관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 밖에 수사를 받아온 관련자 대부분 영장이 기각되어 ‘수사 부진’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특검은 지난 7월 출범한 후 지금까지 수십 차례 압수 수색을 하고 피의자·참고인 200여 명을 조사했다. 해병 특검은 지난 7월 22일에도 김계환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됐다. 현 단계에서는 보완 수사를 진행하더라도 이 전 장관 등 주요 피의자들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야 할 가능성이 크다. 법원은 24일 순직 해병 특검이 청구한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다툴 여지가 있다’고 했다.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혐의를 사실상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유재은 전 법무관리관, 김동혁 전 검찰단장,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등 국방부·군 관계자들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도 함께 기각됐다. 다만 채 상병 사망에 대한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를 받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같은 날 구속됐다. 함께 영장이 청구된 최진규 전 11 포병대대장은 구속을 면했다 주요 피의자들의 신병을 동시에 확보하려 한 특검의 승부수가 사실상 실패하면서 향후 수사 동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특히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서는 특검 수사 자체의 정당성을 두고도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전 장관 등 5명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 했다. 정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에 대해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어느 정도 소명되나, 주요 혐의와 관련해 법리적인 면에서 다툴 여지가 있다”면서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책임 유무나 정도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간에 걸쳐 진행된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이미 상당한 증거가 수집된 점,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들의 출석 상황 및 진술 태도, 방어권 보장의 필요성, 불구속 수사의 원칙 등을 고려했다”고 했다. 법원이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직접적인 판단을 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이 이 전 장관 등 국방부 수뇌부 구속에 실패하면서 남은 수사도 동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법원에서 직권남용 등 핵심 혐의를 법리적으로 소명하지 못해 ‘수사 외압’ 의혹의 정점인 윤 전 대통령 조사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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