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외면한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 당한다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이 그의 저서 “국가(Politeia, The Republic)”에서 역설한 명언이다. 우리가 겪어 온 험난했던 역사의 수많은 변곡점마다 교훈으로 삼았어야 할 명제이기도 하다.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헌정을 무너뜨리며 내란을 획책하려는 세력의 시도는 시민들의 저항 앞에서 무너졌다. 촛불혁명에서 보여준 저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국민들이 다시 광장으로 뛰어나왔고 그들의 손에는 태극기 대신 각양각색의 응원봉이 들려 있었다. 그날의 광장은 단순한 저항의 장소가 아니었다. 그것은 헌법이 다시 살아나고 우리 국민의 주권이 다시 선포되는 자리였다. 2016년 촛불혁명의 정신은 빛의 혁명으로 되살아났고 시민은 폭력 대신 연대로 국가를 지켜냈다. 총칼이 아닌 빛으로 내란을 분쇄시킨 이 사건은 세계 민주주의사에 유례없는 ‘비폭력 주권혁명’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다. 12.3 빛의 혁명은 2016년의 촛불혁명이 일궈낸 ‘K-민주주의’의 부활이었다. 이 혁명은 단순한 정권 교체가 아니라, 시민이 스스로 헌정의 주체임을 증명한 자기갱신의 과정이었다. 그날의 빛은 말 그대로 ‘시민이 헌법으로 승화되는 순간’이었다. 제국은 쇠퇴의 순간마다 폭력을 택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언제나 주권자인 시민의 이름으로 광장에 부활했다. 한국의 광장은 피가 아닌 빛으로 이룬 혁명의 중심이었고 국가를 다시 시민의 손에 되돌려준 사건이었다. 그 점에서 ‘K-민주주의’는 더 이상 한국의 경험이 아니라 제국의 그늘 속에서 민주주의를 다시 세우려는 인류의 보편적 유산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앞에는 ‘K-민주주의’의 완성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계엄 선포 1년을 앞둔 시점에도 내란을 일으킨 세력들에 대한 청산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법원은 사법부 독립이 만사형통인 것처럼 ‘재판에 관여하지 말라’며 오만을 부리고 있고 검찰 또한 무소불위의 권력욕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K-민주주의’의 완성은 독선과 아집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런 집단이기주의를 과감히 타파함으로서 가능하다. 정치인들 또한 불리한 이슈를 덮기 위해 새로운 프레임을 갖다 붙인다. 그중 하나가 ‘정치혐오’프레임이다.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사안마다 정쟁을 일삼아 ‘그 놈이 그 놈이다’는 프레임으로 정치 혐오를 부추기고 국민들을 정치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이런 정치적 무관심은 국민 주권 포기로 귀결되고 비민주적인 국가 운영으로 이어진다. 다산 정약용은 “다산의 편지”에서 “정(政)의 뜻은 바로잡는다는 말이다. 다 같은 백성인데 누구는 명청하면서도 높은 지위를 차지하며 악을 퍼뜨린다. 반면 누구는 어질면서도 아랫자리에 눌려 있어 그 덕이 빛을 못 본다.”고 어리석은 자들의 실정을 비판하면서 “그래서 붕당을 없애고 공평하고 바른 도리를 넓히며 어진 이를 등용하고 못난 자를 몰아내어 바로 잡았으니 이것이 바로 ‘정(政)’이다”라고 역설했다. ‘K-민주주의’는 아직도 미완성이다. 내란 주도 세력들의 완벽한 청산을 통해 국민 주권주의를 회복하고 주권자 시민이 곧 국가인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다산의 가르침대로 어리석고 못난 자들을 끝까지 몰아내고 바로 잡는 일이야말로 대한민국 역사를 바로 잡는 과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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