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여성과 결혼한 지인의 고민을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됐다. 지인은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한국인들의 외국인 차별과 혐오 문제를 거론하면서 자녀들을 걱정하고 있었다. 그는 부모가 국제결혼을 한 초등학생이 SNS 플랫폼 스레드에 올린 글을 공유하면서 "우리 집 아이들 역시 평생 마주 대할 거대한 장벽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고 했다. 6학년인 초등학생의 글은 엄마가 러시아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학교에서 차별받았다는 내용이다. 학생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후 반 아이들로부터 "푸틴(러시아 대통령)이다"라는 놀림을 받았다. 지인은 자기 자녀뿐 아니라 외국인을 부모로 둔 아이들을 걱정했다. "한일관계가 악화할 땐 일본인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 한중관계가 험악해질 때 중국인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 요즘처럼 캄보디아 내 범죄집단 문제가 불거질 땐 더더욱 죄없는 캄보디아 부모가 있는 아이들이 상처받을 일이 많아질 것"이라고. 실제 한국인들이 캄보디아 범죄집단에 연루돼 피해 본 사건들이 알려진 후 우리 사회에 캄보디아 혐오 정서가 확산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크다.우리나라도 신부나 신랑이 외국인인 다문화 혼인이 갈수록 늘고 있다. 2023년 기준 전체 혼인 중 다문화 혼인 비중이 10.6%에 달했다. 외국인들이 늘면서 외국인 혐오 현상도 갈수록 확산하는 양상이다. 독일의 저널리스트 카롤린 엠카가 쓴 '혐오사회'에 따르면 혐오는 느닷없이 폭발하는 개인의 자발적 감정이 아니라, 공동체에 의해 부추겨지고 사회적으로 설계되고 유도된 집단적 감정이라고 한다. 혐오 조장을 우리 공동체가 경계해야 할 이유다. 다행스러운 것은 외국인 혐오에 대한 시민들의 자발적 반대 운동도 확산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25일 서울 구로구의 한 중학교 후문에 '학교는 혐오 없는 존중의 공간' '다름 속에서 찾는 그래서 더 멋지게' 등의 손팻말을 든 학생들이 모였다. 최근 혐중시위 때문에 중국인 친구들이 상처받을까 봐 걱정돼 모인 학생들이다. 스레드에 실린 6학년 초등학생 글에도 수천개의 '좋아요' 표시와 학생은 아무 잘못이 없다는 등 수백개의 따뜻한 댓글이 달렸다. 지인도 이런 위로와 응원에서 "작은 희망을 가져본다"고 스스로 위로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