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가 점점 더러워지고 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이상휘 의원(포항 남·울릉) 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금 지구 궤도를 떠도는 인공우주물체는 3만여 개, 이미 지구로 떨어진 잔해는 3만4000여 개에 달한다. 우주가 쓰레기로 가득 차고 있다는 뜻이다.그중에서도 문제가 되는 건 임무를 마친 위성과 파편들이다. 운용이 끝난 위성 약 2500기, 파편만 1만5000 개 이상. 더 작게 쪼개진 1cm 이상 잔해는 100만 개, 1mm 이상은 무려 1억 개로 추정된다. 이들이 시속 2만8000km, 총알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지구를 돌고 있다. 단 하나가 위성에 부딪혀도 즉시 기능이 마비된다.이런 위협은 더 이상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 항공우주국 NASA는 하루 평균 1900건의 충돌경보를 발령한다. 우리나라 역시 올해 9월까지 1만2670건, 하루 46건의 충돌경보를 받았다. 위성의 궤도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회피 기동’도 잦다. 한번 궤도를 바꾸는 데만 수억 원이 소모된다.이런 상황은 앞으로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전 세계적으로 민간기업의 위성 발사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이미 6000기 이상의 통신위성을 띄웠고, 최종 목표는 4만 기다. 여기에 아마존, 중국, 유럽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저궤도 통신망을 구축하고 있다. 한마디로 지구 궤도는 ‘하늘의 고속도로’가 아니라 ‘하늘의 교통체증 구역’이 된 셈이다.문제는 우리나라의 대응이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라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우주교통관리시스템(SSA·STM)’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위성의 위치를 추적하고 충돌 가능성을 예측한다. 일본은 관련 레이더 도입에만 1조 원, 호주는 2조 원 가까이 투자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천문연구원과 항우연이 각각 운영하는 감시체계를 합쳐도 220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 차원의 통합 관리시스템은 아직 없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우주관측 기술 수준을 100으로 볼 때 유럽은 90.6, 일본은 81.1, 중국은 79.4, 한국은 61.6이다. 기술격차로 보면 미국 대비 약 10.5년 뒤처져 있다. 위성을 쏘아 올리는 속도는 빨라졌지만, ‘우주 쓰레기’를 감시하고 치울 능력은 여전히 부족한 것이다.우주쓰레기 하나가 위성을 맞히면, 파편이 다시 수백 개로 쪼개진다. 이를 ‘케슬러 신드롬(Kessler Syndrome)’이라 부른다. 한 번 시작되면 눈덩이처럼 파편이 늘어나, 결국 새로운 위성 발사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인류의 통신·항법·기상관측 시스템이 마비될 수도 있다.이 때문에 미국과 유럽은 ‘우주청소기 위성’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유럽우주국(ESA)은 스위스의 ‘클리어스페이스-1’ 프로젝트를 통해 쓰레기를 붙잡아 대기권으로 재진입시키는 실험을 진행 중이고, 일본은 로봇팔과 전자기 기술을 활용한 수거 위성을 연구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아직 구체적인 제거계획조차 세우지 못한 상황이다.이상휘 의원은 “이제는 단순한 발사 경쟁이 아니라, 우주 쓰레기 제거 기술의 경쟁으로 가야 한다”며, “우주청이 출범한 지금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우주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우주를 향한 인류의 야망은 끝이 없다. 하지만 아무리 먼 곳으로 나아가더라도, 그 길 위에 남겨진 쓰레기는 결국 우리에게 되돌아온다. 지금의 우주는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해가고 있다. 미래의 재앙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쓰레기’가 되지 않도록, 지금 바로 치워야 한다. 깨끗한 우주는 우연히 생기지 않는다 그것은 지속적인 관리와 책임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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