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라는 단어를 들으면 ‘갑자기 기억을 잃어버리는 병’ 정도로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뇌세포가 서서히 손상되는 과정이 오랫동안 진행되다가 증상이 나타나는 병입니다. 문제는 증상이 보일 때쯤이면 이미 상당한 손상이 일어났다는 점입니다. 그렇다면 초기 단계에서 이 변화를 알아챌 방법은 없을까요? 최근 국내 연구팀이 치매를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알츠하이머병에 핵심적인 물질이 있습니다. 바로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백질 조각입니다. 이 단백질에는 Aβ42와 Aβ40이라는 두 종류가 있는데, Aβ42와 Aβ40의 비율(Aβ42/Aβ40)이 중요합니다. 이 비율이 뇌에 쌓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 정도를 정확히 알려주는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물질들의 혈액 속 농도가 너무 낮아 기존 검사로는 잡아내기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보통은 뇌척수액 검사가 필요하지만, 이는 허리에 바늘을 찌르는 꽤 부담스러운 검사입니다.연구팀은 여기에 ‘SERS’라는 특수 빛 분석 기술을 이용했습니다. 나노 크기의 금 입자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들어 빛이 닿을 때 특정 분자의 신호를 극도로 증폭시키는 방식입니다. 이를 통해 혈액 속 극미량의 Aβ42와 Aβ40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기존 검사법보다 최대 1천만 배 정도 더 민감해졌고, 단 한 방울의 혈액만으로도 두 단백질의 비율을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피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이 결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닙니다.물론 이 기술이 당장 병원에서 쓰이려면 임상시험을 거쳐야 합니다. 알츠하이머를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면 그만큼 치료 시작 시기도 빨라집니다. 치매는 한번 진행되면 되돌리기 어렵지만, 초기에는 생활습관 관리나 약물로 진행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큽니다. 피 한 방울로 치매의 그림자를 걷어내는 시대가 머지않아 다가올 것입니다.오늘 들으실 곡은 베토벤이 1793년에 기본 구상을 했지만, 완성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가 1862년 레오폴트 첼너가 이어 붙여 완성한 관악 5중주입니다. 세 대의 호른과 오보에, 바순이 연주하는 곡입니다. 이 작품은 베토벤의 공식 작품 번호(Op.)가 없는 곡들 가운데 하나로, 음악학자 빌리 헷세(Willy Hess)가 정리한 목록에서 Hess 19로 분류됩니다.    Hess 번호는 미완성곡, 스케치, 편곡 등 WoO 목록에 포함되지 않는 곡까지 아우르는 분류 체계로 이 곡도 그 안에 속해 있습니다. 전해진 악보에는 1악장의 재현부와 발전부 마지막 22마디, 느린 악장 전체, 그리고 미뉴에트의 첫 19마디뿐이었고, 첼너는 베토벤의 흔적이 없는 부분을 억지로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미뉴에트의 트리오나 마지막 악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1악장 알레그로는 세 대의 호른이 경쾌하면서도 부드러운 주제를 연주하며 시작합니다. 사냥을 연상시키는 듯하지만 지나치게 거칠지 않고, 오보에와 바순이 상승과 하강을 번갈아 들려주며 숲속에서 주고받는 신호처럼 느껴집니다.    이어지는 선율은 모차르트 후기 오페라의 서정적인 아리아를 닮았고, 특히 오보에가 중심이 되어 전개됩니다. 발전부에서는 호른이 주도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베버의 숲 속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입니다. 잠시 단조로 전환해 오보에의 애잔한 선율이 이어지고, 재현부에서 다시 첫머리의 경쾌한 주제가 돌아옵니다.    두 번째 악장 아다지오 마에스토소도 호른의 장중한 선율로 시작합니다. 오보에가 이를 장식하듯 덧붙이며, 모차르트의 《코지 판 투테》 같은 오페라의 느린 장면을 연상시킵니다. 분위기가 변화를 거듭하다가 처음부터의 선율이 반복되고, 이후 호른과 오보에가 자유롭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악장이 마무리됩니다.    미뉴에트는 더욱 경쾌한 대화의 장면 같습니다. 호른이 먼저 말을 던지면 오보에와 바순이 대답하거나 그대로 메아리처럼 따라옵니다. 짧지만 서로 주고받는 호흡이 살아 있는, 약 90초 정도의 상쾌한 음악입니다. 이 곡은 완전한 형태의 작품은 아니지만, 베토벤이 남긴 선율과 음색의 매력, 그리고 모차르트와 베버를 잇는 음악 세계를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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