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10월 경주 최대의 신라 고분 황남동 98호분 쌍분(황남대총, 대릉원 지구)이 발굴되어 유물 5만8500점이 출토되었다. 고고학계는 엄청난 유물수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중 로만 글래스는 12점 출토되었는데, 신라에 없던 유리 기술로 만든 그릇은 시리아 산으로 밝혀졌다. 시리아 북부의 안티오키아, 알레포, 남부의 시돈, 티루스, 이집트 북부의 카이로 등은 유리 공예품의 최대 산지였다.당시 이곳은 로마제국 영토였고 교역으로 로마로 전해졌다. 그 후 러시아 남쪽으로 운반되었던 무역상품이 스텝루트의 기마민족에 의헤 전래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신라와 로마의 교역은 신라가 중국과 밀접하게 불교를 도입하고 서로마제국의 멸망 (476년)으로 끊어지게 된다. 이슬람 학자인 이희수 교수(한양대)는 지난 7월 ‘경주인문학향연’에서 이란에 가보니 박물관에 이와 유사한 유물이 가득했다고 한다. 로만 글래스는 로마에서도 비쌌는데 신라에 오면 먼길을 건너온 댓가로 같은 금 무게의 일곱 배로 거래되었다.실크로드(Silk Road)는 독일 지리학자 ‘리히트호펜 (Ferdinand Von Richthhofen, 1833~1905)’이 저서 ‘China’를 저술하면서 명명하였다. 그는 중앙아시아 트란스옥시아나 (Trans0xiana)지대에서 서북 인도로 수출되는 품목이 비단이던 사실에 근거하여 독일어로 ‘자이덴슈트라센 (Seidenstrassen)’이라 칭하였다.길은 비단, 노예, 은, 향신료를 교역하며 동서 문화를 잇는 교역로 역할을 했다. 항해로는 비단, 칠기, 도자기, 향료, 차를 수송했다. 말레이 반도 몰루가가 원산지인 대표적 향신료, 정향과 육두구는 서양 요리의 필수 조미료가 되어 그 값이 금 무게에 달했다.실크로드 학자 故정수일(1934~2025)은 실크로드를 초원로(스텝루트), 오아시스로(사막길), 해로(범선)로 분류했다. 금성(경주)에서 로마까지는 3만 6840리(약 1만 4750km)로 추산, 하루에 100리(40km)를 걷는다면 1년이 걸린다고 한다.실크로드학에서 정수일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연변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공부하고 주은래(周恩來, 1898~1976) 총리의 특별 국가장학생으로 이집트에 유학했다. 북한 평양외국어대학 동방학부 교수를 거쳐 단국대 사학과 교수를 역임한 이력은 중-북-한 현대사를 아우른다. 2019년 7월 경상북도에서 제정한 ‘문무대왕 해양대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HICO에서 그를 만나 축하 인사를 하니 아주 반가워했다. 실크로드의 개척자들로는 장건(漢, 張騫, ?~B.C 114 : B.C 138년 대월지 파견), 현장(唐, 玄奘, 602~664 : 627~645 18년간 도축구법), 혜초(신라, 慧超, 704~787 : 723~727 천축국 순례), 정화 (明, 鄭和, 1371~1434 : 1405~33, 7차례 대선단을 이끌고 중국-동아프리카 항해) 등이다. 1492년 8월 3일 크리스토퍼 콜롬버스(C. Columbus, 1451~1506) 항해로 신대륙이 발견되어 길은 아메리카로 이어진다. 19세기 들어 중동에는 석유가 나오면서, 이 지역은 세계를 움직이는 추가 되었다. 아랍 학자 박현도 교수(서강대)는 중동의 모든 분쟁 원인을 석유로 본다. 1, 2차 세계대전은 오일 머니 (Oil Money)를 둘러싼 강대국의 패권 다툼이었고, 2차 대전을 계기로 세계의 중심은 영국에서 미국으로 이동했다. 실제 2차 대전 중 전투기, 군함, 전차 등 군수물자를 이동시키는데 각국은 석유 확보에 비상이었으며 계속 석탄에 의존한 독일은 패전하게 된다. 1960년 산유국 이란,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베네수엘라 등을 회원국으로 한 석유수출국기구 (OPEC) 창설이 되었다. 석유 개발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보던 영국과 미국에 반해 산유국은 국토에 석유는 나지만, 빈곤한 데에 대한 자각이었다. 이들의 목표는 공급량을 조절하여 가격을 조절하고 수입을 늘리자는 것이다. 그 후 1973년과 1979년에는 오일 쇼크(Oil crisis) 로 유가가 급등했다.2013년 중국의 시진핑이 제시한 일대일로(一帶一路) 비전도 육로를 통해 중앙아시아, 러시아, 유럽으로 이어지는 실크로드 경제벨트 (일대) 와 동남아시아, 인도양, 유럽으로 향하는 21C 해상 실크로드(일로)로 구성된다. 여기에 아프리카, 남미까지 교역을 늘리고 영향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인 것이다.이번 제32차 APEC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 1989~ , 회원국 21개국) 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이,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경주를 찾는다. 최근 관세로 첨예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의 회담이 30일 예정되어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즉석 만남이 이루어질지가 관심사이다. APEC 각국 정상의 만남을 계기로, 세계는 관세 무역이 아닌 자유 무역으로 전환되기를 바라고 있다. 일찍이 경주가 이렇게 큰 세계 외교의 무대가 된 적은 없었다. 이렇듯 세계가 우리 고장 경주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 경주가 있어서 축복이요, 내가 사는 경주에서 APEC 이 개최되어 영광이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