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들이 세계평화를 추구하는 APEC 기간에도 국정감사가 계속됐다. 올해 국정감사의 수식어는 한마디로 ‘저질’ ‘최악’이다. 이전투구(泥田鬪狗)의 국감을 지켜본 국민은 그 표현조차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생트집을 잡아 인신공격과 품격 없는 언어가 난무했다. 국회의원 간 고성과 반말로 얼룩진 국감장은 희망을 잃었다. 국회의원은 선량으로 상호 인격을 존중해야 함에도 반말이 도를 넘었다. 초등학생도 이런 싸움은 안 할 것이다.    그나마 지금은 국회선진화법이 있어서 언어폭력으로 진흙탕 싸움판이 되고 있지만 ‘동물 국회’였던 18대 국회 때는 여당이 회의장 문을 걸어 잠그자, 야당 의원들이 해머로 문을 부쉈다. 어떤 의원은 국회 사무총장 집무실 원탁에 뛰어오르는 ‘공중 부양’으로 이름을 날렸다. 여야 의원들이 주먹질로 피를 흘리기도 했고,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의원도 있었다. 그때와 지금 모두 극심한 여대야소(與大野小)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국감에서는 달랐다. 시민단체 ‘국정감사NGO모니터단’은 이명박 정부 1년 차인 2008년 첫 국감 점수로 ‘C-’를 줬다. 당시엔 낮은 점수였다.    주된 지적은 국감이 ‘재탕’으로 치러졌다는 점이었다. 거친 언사와 정쟁도 언급됐지만, 최종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여야의 대립은 극심했지만, 국감은 생산적으로 치러진 면이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 같은 평가는 올해 이재명 정부의 첫 국감에 비하면 상당히 준수하다. NGO 모니터단은 중간 점수로 ‘F’를 줬다. 국감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주요 이유로는 개별 의원들의 일탈이 꼽힌다. 추미애 법사위원장, 최민희 과방위원장 등 몇몇 상임위원장의 발언 시간은 개별 의원 질의 평균보다 3배 이상 길었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조희대 대법원장을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빗댄 합성 사진을 회의장에 들고나오더니 다른 의원의 국감 질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몸을 틀어 뚫어지게 쳐다보는 기행도 벌였다. 국감이 자신들 선전장으로 사유화돼 가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이런 난장판 후진 형 국감은 철폐돼야 한다. 전 세계에 한국처럼 기간을 정해두고 국감을 하는 나라도 드물다. 이미 국회는 수시로 사안이 있을 때마다 상임위를 열고 활동한다. 별다른 이유 없이 바쁜 기업인을 불러놓고 앉아 있게 하는 비생산적인 저질 국감은 없애는 것도 방법이다. 경주를 찾은 APEC 국빈들이 대한민국 저질 국회를 목격했다. 국회는 APEC 기간에 국격을 떨어뜨린 행동이 없었는지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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