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라벌이 되살아나고 있다. 금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가 마무리되면서 개최도시 경주는 고대왕국 신라 천년의 수도와 유사한 위상으로 21세기의 세계적 역사 문화도시로 빛을 발하게 되었다. 
 
세계1위 국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2위의 중국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원수들이 참여한 세계적 모임을 이재명대통령이 주제한 행사로 열린 경주는 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었던 것이다. 세계적 정치지도자 뿐아니라 경제계의 최고 인물들과 숱한 문화인들이 모여들어 신라당시의 국제도시 처럼 새로운 모습으로 되살아난 것이다.
세계인들은 신라의 찬란한 금관과 뛰어난 예술적 유물에 감동했고 오랜 전통의 맛과 멋에 감탄을 금치못했으며 그 황홀한 모습을 실시간 보도한 지구촌 미디어에 눈을 떼지못했다. 외국인들의 놀라운 감동에 일상적 시선으로 서라벌의 유물 유적을 보아왔던 우리 국민들도 새삼 관심을 폭발시키는 바람에 경주는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고 있는 것이다.
경주의 재발견은 APEC로 끝날 수는 없을 것이다. 경주는 처음부터 우리 문화의 원형질이라해도 지나치지않다. 신라의 삼국통일이 통일국가 한국의 모태가 되었고 하나로 통일된 영토에서 융합생성된 문화는 민족정신의 정통을 이루었다. 경주는 전통문화의 시원이 되었던 것이다.
신라문화는 서라벌과 통일국가 영토에만 머물렀던 것이 아니다. 통일신라 왕들의 무덤에 서역인들의 무장한 석상이 천년을 넘는 세월 동안 왕들을 지켜왔고 당시 신라에 살았던 이방의 인물이 처용이란 모습으로 신라인들과 함께 생활했던 이야기가 노랫말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아랍세계의 옛 역사에 신라의 기록이 남아 있는 것은 세계국가 신라, 국제도시 서라벌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신라의 흥망성쇄와 고려,조선,일제강점기,6.25전쟁으로 이어지는 한반도의 흥망성쇄는 신라와 서라벌의 찬란했던 역사를 망각속으로 침잠시켰고 이제 경주APEC으로 오랜 잠을 깨우게 된 것이다.
역사의 잠에 빠졌던 경주였지만 한국인은 신라패망이후에도 항상 경주의 꿈을 버리지않았다. 고려조에서도 경주는 평양과 함께 주요도시의 위상을 지녔고 몽골지배기에도 고려왕은 일본정벌의 근거지를 경주로 정했다. 조선조에 들어서도 임란 당시 우리의 관군과 의병 연합공략이 본격화된 영천성과 경주성 전투의 승리가 한반도에서 왜적을 몰아내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이 곳이 나라를 지키는 핵심 진지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왜란 당시의 경주는 풀밭에 여우와 늑대가 노는 황량한 폐허가 되었으나 우리 국민들은 어떻게든 이 곳을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이곳을 수복함으로써 임란의 승기를 잡았던 것이다. 
 
조선조의 수도는 서울이었으나 중앙과 지방의 높은 벼슬을 지낸 이들과 큰 뜻을 품은 선비들은 평화시대에는 한결같이 경주순방을 일생의 과제로 여겼다. 경주순방기는 지금도 숱하게 남아 있고 그 글 속에는 우리의 지도층들이 경주를 민족의 중심도시로 여겨왔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같은 민족적 정서는 일제강점기에는 폐허가 된 경주의 모습에서 민족의 아픔을 노래했고 건국후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우리의 유적지 가운데 가장 먼저 경주복원과 함께 보문단지를 조성했다. 이 곳을 세계인의 관광지로 만들고 우리문화를 세계에 자랑하고자 했던 것이다. 
 
그러나 지역정서 문제 등으로 경주문화는 퇴색되는 느낌이었으나 이번 APEC을 개최로 경주의 본래적 위상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APEC에서 세계인의 환호를 받은 경주는 천여년만에 그 문화적 위상을 회복한 것이다. 미래문화수도로 새 모습을 보이는 경주가 첫걸음을 디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