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를 준비하고 인프라를 갖추는 준비는 집행부의 몫이었지만, 2025 APEC 정상회의가 역대급으로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은 시민들의 공이 제일 컸다고 생각합니다"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 가운데, 불철주야 행사 준비와 안전을 위해 애쓴 주낙영 경주시장이 경북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그 동안의 소회와 함께 포스트 APEC의 각오와 의지를 밝혔다.◆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가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성공 요인을 꼽자면?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천년의 역사를 품은 도시 경주가 다시 한 번 세계의 중심으로 나서는 계기가 됐다. 유치 과정에서부터 행사를 마무리 할 때까지 여러 가지 불편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협조해 준 경주시민들에게 이 모든 공을 돌리고 싶다.
지난 3년 간의 여정은 행정이 아닌 시민이 완성한 기적이었다. APEC 정상회의 한 달 전에 시민실천 결의대회에서 제가 시민들에게 세 가지를 당부 드렸는데, 친절과 미소, 청결과 질서, 신용과 정직이었다. 시민들이 그 약속을 행동으로 보여주셨다.올해에만 APEC 클린데이를 350여회 전개하며 깨끗한 거리를 만드는 한편, 질서 있는 교통, 밝은 미소가 경주의 품격이 됐다.실제로 이번 APEC 정상회의 중에 단 한 건의 불편사항도 경주시에 접수되지 않았다. 이는 매우 놀랄 일이며 경주시민들의 시민의식을 명확히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APEC 정상회의 성공적 개최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를 어떻게 극복했나?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예산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APEC 정상회의 예산이 빠지는 일이 발생했다. 물론 회의에 필요한 기본적인 예산은 반영됐지만, 행사를 치르려면 정상회의장도 만들어야 되고, 미디어센터도 필요하고 만찬장, 경제 전시장까지 많은 시설이 필요함에도 예산이 반영되지 않았다.그러던 와중에 중앙정부가 두 달여 간 멈추는 일도 발생했다. 시간이 불과 일 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건물을 시공하려면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했다. 경주는 땅을 팠다 하면 전부 문화재기 때문에, 다른 지역보다 시간도 많이 필요했다.그런 와중에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이 때 이철우 경북도지사님이 어차피 나중에라도 예산은 나올테니 미리 준비하자고 얘기를 했고 그렇게 예비비를 다 끌고와서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이 때 많은 도움을 주신 것이 이철우 도지사님과 지역 국회의원이신 김석기 국회의원이다.이철우 도지사님은 병마와 싸우는 와중에도 진두지휘를 하는 불굴의 열정을 보여주시는 등 공직자들의 모범을 보여줬으며 김석기 국회의원님은 APEC 특별법 제정에도 힘 써주셨다. 2005년 당시 부산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때는 특별법이나 특별위원회가 없었다. 그러나 김석기 의원께서 국회 차원에서 지원해주기 위해서는 이같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앞장서서 무려 192명의 서명을 받아 특별법도 만들고 특별위원회도 만드셨다. 두 분이 큰 힘이 됐다.◆ APEC 정상회의 당시 각국 정상이 머물 시설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숙박 시설이 부족하긴 했다. 정상들이 머물 수 있는 숙소가 최소 35개가 필요한데 당시만 해도 경주 시내 9개뿐이었다.새로 숙소를 짓거나 기존 숙소를 개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예산도 부족하고 중앙정부 지원도 없는 상황이라 난감했다.고맙게도 경주 숙박업계가 직접 나서줬다. 자비를 들여 호텔 등 숙소를 리모델링하기 시작했다.경주시나 정부의 지원도 일부 있었지만 이들이 먼저 나서줬기 때문에 행사를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었다. 민간의 솔선수범 덕에 늦지 않게 행사 기간 동안 7800여 명이 머물 객실을 확보할 수 있었다.인근 포항·울산 지역 숙박 시설과도 연계해 외교단과 수행원 전원을 수용할 수 있는 체계를 완비했으며 이같은 준비가 결국 성공적 개최로 귀결됐다.◆ APEC 정상회의로 경주가 얻은 것은?
이번 정상회의는 불안한 국제정세 속에서 열렸던 만큼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 국제적으로 중요한 행사였다. 전세계에 경주가 알려지면서 경주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졌고 이를 계기로 많은 관광객이 경주에 몰려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대표적으로 지금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금관 특별전이 열리고 있는데, 금관에 대한 관심도가 너무나 높다보니 줄을 서서 기다리고, 심지어는 못보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는 상태다.지난달에는 외지인 방문수가 478만963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대한상공회의소는 APEC 개최로 경제적 파급효과 7조 4000억원, 취업유발 2만 3000여명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또한 APEC 정상회의가 열린 보문관광단지 일대는 회의장, 숙박시설, 도로, 공원, 조명 등 전면 정비를 거치게 됐다. 대릉원과 첨성대 일원은 미디어아트와 홀로그램으로 재탄생했고, 황남빵·곤달비나물·천년한우 등 지역 식재료는 정상 만찬 메뉴로 오르며 가장 한국적인 도시의 품격을 높였다.특히, 이번 행사가 남긴 가장 큰 유산으로 시민 의식을 빼놓을 수 없다. APEC 정상회의가 끝나고 남은 것은 건물도, 숫자도 아니다. 남은 것은 시민의 자각과 도시의 자존감이다. 세계의 신뢰는 인프라가 아니라 사람의 품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시민들이 보여주셨다.◆ APEC 정상회의는 끝났지만, 포스트 APEC은 이제 시작이다. 
APEC 정상회의의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경주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그런 위대한 도시가 돼야 한다. 경주시는 포스트APEC을 준비하기 위해 내년부터 '포스트APEC본부'를 만드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한다.이를 위해 직원도 보강하고 미래 100년을 위해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또 시민들의 지혜를 모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다보스 포럼같은 경주 국제역사문화포럼을 만들어 국제회의 도시로서의 인프라를 키우는 것이다.이와 함께 경주문화 APEC 문화의 전당을 건립할 계획이다. 최근 국회를 방문했을 때 이 계획을 설명드리자 모두 필요성에 공감해주시며 도와주기로 했다.3000평 정도 되는 공간에 문화의 전당을 지어서 상시 공연도 하고, 전시회도 여는 등 APEC 레거시로 만들 계획이다.◆ 포스트 APEC이 효과가 있을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과거 데이터를 살펴보면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한 지역의 관광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2005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했던 부산은 행사 직후 관광객이 3배가량 늘었다.관광객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2016년 APEC을 개최한 베트남 다낭이다. 행사 이후 10배 이상 관광객이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또 경주 국제역사문화포럼이 자리를 잡게 된다면 규모를 키워 관광에 대해서도 다뤄볼 생각이다. 매해 포럼을 치르며 규모를 키워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화관광 포럼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목표다.이 목표를 이뤄낸다면 스위스의 다보스처럼 국제 포럼 전문 도시로 거듭날 수 있다. 다보스가 경제 전문 국제 포럼 도시라면 경주는 문화와 관광에 전문성을 가진 제2의 다보스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