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속에서 한마디 말이 인생 전환점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윤치영 화술 박사가 저술한 《마음을 움직이는 따뜻한 대화법》을 살펴보면 한마디 말이 인생을 바꾼다고 했다. 한마디 말에서 큰 힘을 얻기도 하고 엄청난 상처를 받기도 한다니 말이야 말로 비장의 무기나 다름없다. 언어폭력 역시 무기나 힘에 의한 억압 못지 않게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기는게 사실이다. 현대인은 눈만 뜨면 말의 홍수에 떠밀려 산다해도 지나치지 않다, 유투브 영상을 비롯, 언론매체 등을 통하여 무수히 쏟아지는 온갖 가짜 뉴스 및 많은 말들은 어느 경우엔 피로감 마저 안겨준다.    텔레비전 뉴스만 해도 그렇다. 따뜻한 미담은 눈 씻고 찾아볼래야 볼 수조차 없다. 온통 정치인이 저지른 비리, 부정부패에 관련된 이야기, 혹은 친족 살인 사건 등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사회에 대한 불신감만 조장하는 소식 투성이다. 이런 험악하고 각박한 세태에 사노라니 원칙과 정도를 지향하며 살아온 필자로선 '과연 이런 삶의 자세가 바람직한 것일까?' 라는 의구심까지 든다. 어머닌 어려서 우리들에게 어떤 경우라도 남을 해코지 하는 말을 발설 하지 말라고 누누이 타일렀다.    정직과, 성실, 그리고 올바른 마음가짐만 갖춘다면 어디서든 떳떳하여 당당할 수 있다고 하였다. 특히 말을 하기 전에는 항상 입안에 세 번 침을 삼키라고 하였다. 말 한마디라도 신중히 내뱉을 것과 타인이 하는 말도 뜻을 잘 새겨서 들어야 한다고 타일렀다. 어린날 어머니의 밥상 머리 교육 영향 탓인가 보다, 타인이 보내 온 문자 한 자 한 자도 허투루 읽지 않는 반면, 누군가 하는 말도 결코 건성으로 듣지 않는 장점이 있다. 말을 할 때도 주의 해야 하지만 남의 말도 뜻을 잘 새겨서 경청해야 할 것이다. 윤치영 박사는 자신 저서에서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이 세 가지라고 일렀다. 잃어버린 기회, 시위를 떠난 화살, 입에서 나온 말이란다. 하긴 말은 한번 발설하면 엎질러진 물과 같잖은가. 그는 물고기가 낚시꾼에게 낚이는 원인이 입 때문이라고도 했다. 사람도 입 한번 잘못 놀려서 큰 재앙과 불행을 맞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자칫 잘못 발설한 말 한마디가 수 십 년 이룬 우정을 잃게 하고 그동안 친밀했던 인간관계도 무너뜨린다. 이밖에도 주위에서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을 종종 본다. 말로는 어떤 일을 금세 행할 것처럼 철석같이 약속하곤 돌아서면 언제 그랬느냐 듯이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기도 한다. 이런 사람은 그야말로 위조 지폐나 다름없다. 가장 경계할 사람은 필자의 경우, 이간질 하는 사람이다. 또 있다. 강자라고 생각하는 사람 앞에서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면서 약자. 앞에선 말로써 온갖 패악을 일삼는 사람은 귀신보다 무섭다. 또한 자신의 잇속을 위해서 타인을 음해하고 심지어는 모함까지 하는 자는 간신배나 다름없다. 때론 침묵이 백 마디 말보다 더 나을 때가 있다. 그러나 꼭 침묵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옳지 않은 일, 즉 불의 앞엔 자신을 보신(保身)하기 위하여 입을 꾹 닫고 바른말 한마디 못한다면 비겁한 처사다. 불의를 보면 주먹을 불끈 쥘 줄도 아는게 흑백 논리에 밝은 인격자란 생각이다. 이렇듯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말에 대하여 논하노라니 유행가 한 곡이 생각난다. 권태수 가수의 ‘눈으로 말해요’가 그것이다. ‘눈으로 눈으로 말해요/ 살짜기 말해요/남들이 알지 못하도록 눈으로 말해요/사랑은 눈으로 눈으로 한데요/남들이 알까 부끄러워 눈으로 한데요/사랑은 눈으로 눈으로 한데요/진실한 사랑은 눈을 보면 안데요/그 까만 두 눈은 거짓말을 안해요<하략>’ 외국 영화에선 걸핏하면 남녀들이 사랑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예로부터 감정 표현에 서투른 한국인들은 온몸이 오그라드는 이 사랑한다는 말엔 왠지 인색하다. 그래서인지 어느 경우엔 위 노래 가사처럼 상대방이 보내오는 눈빛 속에서 수많은 언어를 발견하는 데 더 익숙할지도 모른다.    사실 사랑하는 사이엔 별다른 말이 필요 없다. 사랑을 하면 서로 눈빛부터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랑 할 땐 수많은 언어보다 그윽히 바라보는 연인의 눈빛에서 상대방 마음을 읽곤 하잖은가,오죽하면 그리스 속담에 “눈으로 본적 없는 건 가슴을 일깨우지 못한다” 라고 했을까. 부부는 오래 살면 말보다 눈으로 대화를 하는듯 하다. 남편 역시 눈빛만으로도 필자 속내를 단박에 알아채리니 이젠 천 마디 말이 더이상 필요 없다. 이 덕분에 남편한테 굳이 말로써 바가지 긁을 일이 없어서 매우 속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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