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한때 전력 감축 우려마저 나왔던 주한 미군의 역할이 오히려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주한 미군의 전략적 중요성은 얼마 전부터 미국 고위당국자들의 잇단 발언을 통해 강조돼 왔다. 미 국방부에선 미국의 1차 아시아태평양 봉쇄선인 제1도련선(First Island Chain)을 역내 전략의 중심축으로 확인한다는 방침이 전해졌다. 제1도련선은 일본 규슈 남단에서 오키나와, 대만, 필리핀 등을 잇는 중국 봉쇄선으로, 중국 입장에선 제1차 해상 방어선이다. 2기 트럼프 정부 출범을 전후로 미국이 아시아 방어선을 일본 혼슈, 괌, 사이판 등을 잇는 제2도련선으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는데, 이런 우려를 일축한 셈이다. 1도련선 포기는 주한 미군처럼 전진 배치된 전력을 2도련선 후방으로 재배치하는 것을 뜻한다. 과거 6·25 한국전쟁 촉발 요인 중 하나인 '애치슨 라인'의 재림이다. 이런 흐름은 미국이 주한 미군 전력을 현상 이상으로 유지할 필요성을 과거보다 더 크게 인식한다는 증거가 된다. 중국 견제를 위한 핵심 거점으로 위상을 재설정한 만큼 전력 약화를 야기할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국제 정치에서 영원히 멈춘 채 불변하는 현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주한 미군도 미국의 세계 전략 변화에 따라 새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중국 견제를 위해 주한 미군을 북한 방어를 넘어 인도·태평양 안보의 핵심축으로 격상하려는 정책 기조가 분명해진 만큼 동맹국이자 당사국인 우리도 여러 변화에 발 빠르게 적응해야 한다. 주한 미군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졌으니 철군 우려는 불식됐고 무기 태세를 포함한 실질적 전력과 효율성도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다만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증대에 한미 양국이 공감한 만큼 작전 반경 확대는 물론 병력 재배치나 한국군의 역할 변화 등이 함께 논의될 수 있다. 우리 국방비나 미군 방위비를 지속적으로 증액하라는 미국 측 요구도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현재로선 우리 군은 북한 도발 방어에 집중하고 중국의 팽창 견제 역할은 주한 미군이 맡는 것으로 보이게 역할을 분담하는 방식이 역내 외교적 긴장을 최소화할 길로 보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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