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중국의 대일 보복 조치가 본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령' 이후 중일 간 방문 교류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는 등 갈등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이른바 '한일령'(限日令)이 내려진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증폭되고 있다. 중국의 글로벌타임스(GT)는 지난 17일 사설 격인 'GT 목소리'를 통해 중국의 대일 제재 조치가 일본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음을 암시하는 글을 싣기도 했다.일본으로부터 역사적 피해를 본 기억을 갖고 있는 한국인들 일부는 이런 중국과 일본의 갈등 격화 양상을 내심 반길 지도 모른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나 강제동원, 독도 영유권 주장 등 군국주의 행태에 진심 어린 반성을 하지 않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때문으로 추정한다.    일본이 중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으면 한국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도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인들이 일본 여행을 취소하거나 미룰 경우 해외여행 발길을 한국으로 돌려 한국의 관광 수익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마냥 고소해 하거나 반길 일만은 아니다. 중국의 일본에 대한 최근 조치를 수긍하면, 중국이 주한 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이후 내린 것으로 알려진 '한한령'(限韓令)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다.    한국이 2016년 사드 배치를 결정한 데 대해 중국이 강력 반발하면서 한중 관계가 틀어지기 시작했으며 9년가량 지속돼 그 고통이 만만치 않았다. 중국의 타깃은 또 바뀔 수 있다.국가 간 외교 문제를 둘러싸고 경제적 보복 조치가 이뤄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게 된다.    최근 한미일의 결속이 강화되고 북중러가 연대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사태가 불거지면서 동북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관세와 무역 보복 조치를 서슴지 않는 미국과 외교적 갈등에 즉각적 경제 보복 카드를 꺼내는 중국을 보면서, 초강대국의 국익 우선주의와 냉혹한 국제 질서가 파도처럼 출렁이고 있음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염두에 둔 한국 정부의 외교에도 돌발 변수가 등장한 셈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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