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이 저물어가며 거리에는 연말의 온기가 감돌고, 전통시장에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따뜻한 분주함이 흐른다. 그러나 이 시기마다 반복되는 걱정 거리가 있다. 
 
바로 화재다. 올해 봄 경북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은 재난이 결코 먼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일깨웠다. 단 한 번의 사고가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구조적으로 취약한 전통시장은 작은 불씨도 순식간에 큰 피해로 번질 수 있어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 동안 전통시장에서 발생한 화재는 545건, 재산 피해는 1,400억 원을 넘는다. 전체 화재 중 0.1%에 불과한 비중이지만, 피해 규모는 일반 화재보다 20배나 크다. 이는 전통시장이 노후 건물, 밀집 점포, 좁은 골목 등 초기 진화가 어려운 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화재의 주요 원인도 뚜렷하다. 
 
노후 전선의 피복 손상, 과부하로 인한 합선 등 전기적 문제, 영업 후 미처 꺼지지 않은 전열기기, 가스 배관·밸브의 노후화와 점검 부족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이 평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이면 막을 수 있는 ‘예방 가능한 요인’이라는 점에서 더욱 안타갑다. 결국 ‘예방’이 가장 확실한 대응이자, 가장 큰 비용을 절약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중소벤처기업부는 노후 전선 정비, 화재 알림장치 설치, 가스 안전시설 보강 등을 지원하는 ‘전통시장 안전관리 패키지’를 통해 화재 예방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화재 피해 상인을 돕기 위한 ‘전통시장 화재공제’ 제도도 운영 중이다. 대구·경북지방중기청 또한 겨울철을 맞아 지자체 공무원, 전문가들과 함께 21개 전통시장을 직접 방문해 화재 위험 요인을 사전 점검하고, 상인들과 함께 예방 캠페인을 펼쳤다. 
 
하지만 화재 예방은 정부 차원의 지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상인들의 예방노력과 안전의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상인회를 비롯한 상인 스스로가 주기적으로 위험요인을 찾아 없애고, 정기적인 소방 교육과 훈련에 참여할 때 비로소 화재 없는 시장을 만들 수 있다.
2016년 11월 서문시장 화재와 2021년 9월 영덕공설시장 화재는 막대한 재산 피해를 낳고 지역사회에 깊은 상처를 남겼으며, 아직 완전한 복구조차 이루지 못하고 있다. 화재는 단 몇 분이면 번지지만, 잃어버린 생업과 터전을 회복하는 데는 수년이 걸린다. 그래서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이 전통시장에서는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전통시장은 단순한 상거래의 공간이 아니라 지역의 추억과 공동체의 온기가 깃든 삶의 터전이다. 지역민의 관심과 상인들의 책임 있는 노력, 그리고 정부의 꾸준한 지원이 더해질 때 시장은 안전을 기반으로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지속될 수 있다. 
 
대구·경북지방중기청도 앞으로 전통시장이 안전 속에서 활력을 되찾고, 지역의 중심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