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에너지'라 불리는 인공태양(핵융합) 연구시설(핵융합 핵심기술 개발 및 첨단 인프라 구축사업) 부지에 경주시와 유치 경쟁을 벌였던 전남 나주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2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밝혔다. 핵융합 발전은 바닷물에서 얻을 수 있는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연료로 삼아 태양 내부의 에너지 생성 원리를 지구에 구현하는 기술이다. 이론적으로는 핵융합 연료인 수소 1g으로 석유 8t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고 이산화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아 고효율·친환경 에너지로 꼽힌다.나주시와 유치 경쟁을 벌였던 경주시로서는 아쉬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월성원자력발전소가 있는 경주시로서는 ‘원자력 도시’라는 이점과 한편으로 ‘원자력 발전에 따른 지역적 희생’이라는 서사를 내세워 내심 부지 선정을 기대했을지 모르나 결과는 딴판이었다. 비교하자면 나주시는 지난해부터 20차례 이상 주민 설명회와 서명운동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등 정성을 기울였다. 나주시는 또 한국전력 본사와 670여개 전력 기자재 기업,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켄텍) 등 인프라도 만만찮은 곳이다. 게다가 나주시는 지난 21일 한국연구재단에서 열린 공모 발표 평가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와 윤병태 나주시장이 직접 프레젠테이션과 질의응답을 맡아 유치 의지를 나타내는 등 최선의 노력을 펼쳤다. 같은 시기에 주낙영 경주시장은 중국 둔황과 베이징 등을 방문하던 중이었다. 외국 지방정부와의 협력도 중요한 일이겠으나 다른 중대사가 있다면 일정을 조정했어야 했다. 경북도 역시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지 않았다. 절실하게 움직였던 나주시에 비해 안일하게 대처하지 않았는지 반성할 일이다.과기정통부는 다음 달 3일까지 이의 신청 기간을 거친 뒤 최종적으로 부지를 확정할 예정이다. 또다른 경쟁 도시로 경주와 함께 탈락했던 전북 군산시는 결과가 나오자 바로 이의 제기에 나설 뜻을 밝혔다. 이에 비해 경주시가 결과가 발표된 날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것도 실망스럽다. 경주시는 그간 지역의 원자력 인프라와 지질·내진 안전성을 내세워 입지 경쟁력을 강조했는데 이의 신청 기간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 최선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결과를 뒤집기는 쉽지 않겠지만 그런 자세라도 보여야 경주시민의 실망감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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