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원/달러 환율이 1,450원을 넘는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것은 우리 외환시장에 들어온 달러보다 나간 달러가 많았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로 해외에서 돈을 벌어들여도 서학개미들의 미국 증시 투자와 기업들의 해외 직접 투자가 늘면서 해외로 나가는 자금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연평균 환율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이나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보다 높다는 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 즉 달러 절상·원화 절하의 압력이 크다는 뜻이다.국제금융시장에서 기축통화인 달러의 강세나 약세를 판단할 때는 '달러 인덱스'(Index)를 주로 쓴다. 1973년 3월을 100으로 설정했고 달러 인덱스가 100보다 크면 달러가 강세라는 의미다. 이 달러 인덱스는 최근엔 100∼100.1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사상 최고 수준에 육박하는 강세를 보이는 원/달러 환율과 달리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달러 가치는 그리 높지 않은 셈이다. 오히려 국제시장에서 달러는 여타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여왔는데 원화는 그런 달러에 대해 더 약세를 보였으니 원화 가치의 하락이 심상찮게 느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돈은 수익을 좇아 흐르게 마련이다. 일본 저금리 시대의 엔캐리 트레이드를 주도한 '와타나베 부인'도,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4000피' 돌파 이후 주식을 대량 순매도하는 외국인 투자자들도, 밤새워가며 미국 IT 기업의 주가를 주시하는 서학개미들도 모두 수익을 좇아 자금을 옮겨가며 투자한다. 국제금융시장의 자금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까지 내다보며 수익이 생길만한 곳을 찾아 이동하는 '머니 무브'(Money move)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나간다. 외국인이건 서학개미건 자금이 빠져나간다는 것은 그만큼 수익 전망이 어둡다는 뜻일 뿐이다.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장단점이 있었지만 최근 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라 부작용이 더 크다는 분석이 많다. 더구나 고환율 현상이 기업·개인의 해외투자 증가라는 구조적 요인에 의한 것이어서 향후 고환율 체제의 장기화를 점치는 전망이 많다. 고환율이 고물가·고금리를 불러와 국내 경기에 타격을 주지 않게 하려면 자금이 국내에 투자할 매력을 느껴 해외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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