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다가왔던 비상계엄이 발생한 12월 3일은 공교롭게도 과거에도 여러 차례 국가 지도자들에게 악몽으로 기록된 날이다.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5년 12월 3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군사반란과 5·18 광주 민주화운동 유혈 진압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전 전 대통령은 고향인 경남 합천에 머물고 있다가 수사대에 의해 안양교도소로 압송됐다. 그로부터 2년 뒤인 1997년 12월 3일에는 대한민국 정부와 국제통화기금(IMF) 간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됐다. 시급한 외환을 확보하기 위해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해서 받아들여진 것으로, IMF 사태가 본격화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당선으로 군사정부에서 문민정부로 바뀌었지만 무분별한 차입과 과잉 투자로 '국가 부도의 날'을 맞은 것이다. 당시 외환 위기가 아시아 대부분 국가에 몰아닥친 것이긴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리더십에 오점을 남겼다.2016년 12월 3일에는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본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고, 이듬해 3월 헌법재판관 전원일치로 탄핵이 결정됐다. 이로 인해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파면됐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확정받고 4년 9개월 수감 생활 끝에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12·3 악몽'은 2024년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로 되살아났다. 국민들이 계엄군을 막아섰고 국회가 해제 결의를 해 끝났지만 윤 전 대통령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국가의 리더십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할 때 어떤 혼란이 일어나는지를 뚜렷하게 보여준 사례들이다. 계엄 사태는 1년이 지났는데도 정치권의 내란 공방이 이어지며 더 깊은 골이 만들어 지고 있다. 계엄 사태가 국민들에게 집단 트라우마로 작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인데도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정치적 유불리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현대사에 주요 변곡점이 됐던 12·3이 더 이상 국민들에 고통을 주는 날로 추가돼서는 안된다.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에 경종이 되는 날이 돼야 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