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2025! 한 해가 저물어지면 먼저 고향이 그리워진다. 12월이 되면 직장마다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 분주하다. 고향을 찾고 싶어도 나이 많은 부모님들은 세상을 떠나시고 고향의 경로당을 꽉 메운 어른분들도 한두 명씩 등져 고향 마을은 텅텅 비어 있다.
 
수도권 인구집중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위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3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고향 사랑 기부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파트에서 태어나 아파트 놀이터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세대들은 고향에 대한 개념이 없어 고향 사랑 기부 제에 관심이 없다. 
 
만물에 근원이 존재하듯 사람에게는 누구나 고향이 있기 마련이지만 지금 세대는 태어나서 자라고 성장한 곳이 아파트이기 때문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없다.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향에서 태어나 어른이 된 세대는 사라졌기 때문이다.
 
7080세대들은 객지에 나가 있어도 해가 바뀌면 부모님을 찾아뵙고 살피며 나이 들어서는 결국 흙에 묻히고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하는 값지고 귀한 고향 땅을 지키려고 애썼다. 고향에는 추억이 있고 그리움이 있고 옛 벗이 있어 늘 친근하고 어머님의 품처럼 따뜻해 온기가 느껴졌다. 자식들이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 태어난 세대들이 늘어나면서 고향 때문에 울고 고향 때문에 슬퍼하며 젊은 날의 초상을 애써 지우려는 사람들도 찾아볼 수 없다. 누구는 고향 때문에 웃고, 행복하고 또 어떤 이는 고향 때문에 서러워 외면하며 살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인생길이 아니겠는가.
 
기성세대들에게는 유년 시절의 기억들이 오히려 또렷하게 남아 있는 것은 못 살고 가난했던 시절, 너무나도 슬프고 아픈 기억들이 많아서일 것이다. 여우는 죽을 때 구릉을 향해 머리를 두고 초심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만주·연해주 등을 떠돌던 동포들이 두고 온 고향을 그리는 심정을 표현했던 노래 '고향의 봄'은 한국인이면 누구나 안다. 유년 시절을 시골에서 보낸 사람은 절로 그림이 그려진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산골,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노래를 흥얼거리면 가슴 밑바닥부터 뭉클해져 온다. 국민동요쯤으로 인정받던 '고향의 봄'도 더이상 들리지 않는다. 음악 교과서에서도 삭제됐다고 한다.
 
지금 세대에게 고향에 대한 애틋한 정서를 찾아보기 어렵다. 정든 고향도, 그 고향을 못 잊는 세대도 사라지고 있다. 고향을 모르는 세대가 늘어나면서 고향 사랑 기부 제가 빛을 잃고 있다. 귀농 귀촌 청년들이 북적이는 활기찬 농촌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