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APEC이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성공을 거두면서 포스트 APEC 사업이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의 무성의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당장 APEC 기념관 예산 확보에 제동이 걸렸다. APEC 기념관 조성은 대구 경북 정치권이 APEC 성과를 확산하기 위해 추진했으나 여권의 반대 속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정부·여당은 '기념관 조성은 지방 이양사업'이라며 난색을 표해 이번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안에 관련 국비가 담기지 못했다.    대구 경북 정치권은 물론 정부와 여당 역시 '포스트 APEC 사업'에 힘을 쏟자고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정작 경주 APEC 정상회의는 기념관조차 남기지 못할 처지다. 국회 차원의 논의 기구인 APEC 지원특별위원회도 운영 기한 연장 없이 이달 중 결과보고서 채택 등을 위한 전체회의를 연 뒤 해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APEC 기념관 건립 국비는 경북도와 경주시와 지역 정치권의 줄기찬 요청에도 끝내 반영되지 않았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1일 국회를 직접 찾아 요청했고 2일 본회의 당일에도 여야 협상 테이블에 막판까지 올랐으나 정부·여당은 지방 이양사업이라 국비 편성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대구 경북 정치권이 나서서 이재명 정부의 성과를 기념해 남기려는 것이라는 취지의 설득도 통하지 않았다. APEC을 치르고도 임시 가건물 외에 경주에 남는 게 없을 상황이다. 전략을 재검토해 국비 확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정부와 여당은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성공한 외교행사로 규정하고 그 성과를 이어가기 위한 후속 조치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면서도 기념관 조성에는 지방 이양사업 운운하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경주시청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APEC 정상회의는 지방도 세계를 이끌 수 있음을 보여준 성공 사례"라며 "포스트 APEC 사업을 통해 이런 성과가 지속되길 바란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같은 달 APEC 성과확산 및 한미관세 협상 후속 지원위원회를 출범하고 후속 지원과 성과확산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으나 이러한 다짐이 실제 국비 확보로 이어지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이번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담긴 포스트 APEC 사업으로는 '세계경주포럼' 개최용 국비 15억 원이 고작이다. 그마저도 내년도 한시적인 예산 편성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 연례적 행사에 투입될 국비 확보를 장담할 수 없다. APEC 기념관 패싱은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할 중대한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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