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곳곳에서 청년이 사라지고 있다. 지방 소멸은 더 이상 먼 미래의 경고가 아니다. 실제로 경북의 여러 시·군은 이미 인구 절벽을 넘어 소멸위기단계에 진입했다. 
 
대학은 신입생 충원이 어려워 폐과를 고민하고, 지역 상권은 저녁이면 불 꺼진 거리로 변한다. 그 중심에 청년 창업과 기업가정신 부재라는 구조적 문제가 놓여 있다. 청년이 머물고, 일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없으면 지역은 살아날 수 없다.지금 지방의 가장 큰 고민은 ‘일자리’다. 단순 일자리가 아니라 청년이 원하는 경력과 미래가치가 있는 일자리다. 경북도, 각 지자체가 다양한 청 년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청년이 실제로 머물기에는 여전히 매력적 환경이 부족하다. 
 
특히 창업 생태계는 수도권에 지나치게 집중되어 있다. 기술·자본·멘토링·시장 접근성 모두가 서울에 모여 있으니 지역 청년들은 출발선부터 불리하다. 이 격차를 좁히지 않으면 “지방을 살리자”는 말은 선언에 그칠 뿐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지역 곳곳에서 가능성의 움직임도 보인다. 스마트팜, 농식품 가공, 반려동물 산업, 문화콘텐츠, 에이지테크 분야 등은 지역 특성과 결합할 때 훨씬 더 경쟁력을 갖는다. 지역 기반 청년 창업은 단순한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산업 구조를 바꾸는 힘이 있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할 제도와 사회적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장에서, 강의실에서, 창업강의와 교육을 하다 보면 많은 청년들이 “아이템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업가정신의 핵심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이다. 일상 속 불편, 지역이 겪는 부족함, 산업의 공백을 읽어내는 감각이 바로 기업가정신이다. 정작 중요한 것은 ‘창업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이다. 
 
지역에서 길을 잃은 반려동물 문제를 해결하려는 청년, 농가의 노동 부담을 덜어주는 자동화 기술을 개발한 팀, 노년층의 돌봄 공백을 ICT로 보완하는 스타트업 등은 모두 그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러한 창업은 지역에 실질적 변화를 만든다. 경북은 농업, 제조, 문화, 관광, 바이오 등 다양한 산업 기반을 갖고 있다. 그 어느 지역보다 청년 기업가정신이 발현되면 시장 기회가 넓게 열리는 곳이다. 하지만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려면 실패를 감당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필요하다.첫째, 실패를 허용하는 생태계가 절실하다. 실패한 창업자는 ‘낙오자’가 아니라 ‘학습자’다. 지금의 제도는 실패를 리스크로만 취급한다. 재도전 기회를 열어주는 금융과 행정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둘째, 대학·지자체·기업의 연대 플랫폼이 필요하다. 대학은 기술과 인재를 제공하고, 지자체는 공간·규제유연성을 확보하며, 지역 기업은 테스트베드와 시장을 열어줘야 한다. 이 삼각축이 제대로 돌아가야 청년 창업이 뿌리내린다. 
 
셋째, 장기투자 중심의 지역 펀드가 필요하다. 1년짜리 지원사업으로는 창업기업이 버틸 수 없다. 창업 초기 3~5년의 고비를 지역이 함께 넘겨주는 투자 시스템이 있어야 청년이 지역을 선택할 수 있다.청년에게 말하고 싶다. 아이템의 화려함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만이 바라본 문제의식이다. 문제를 보는 감각이 곧 기회이며, 그것이 기업가정신의 출발점이다. 
도전은 분명 두렵지만, 그 두려움을 넘어서는 순간 새로운 길이 열린다. 지역에게도 말한다. 
 
청년에게 “머물라”고 말할 자격은 머물 수 있는 조건을 먼저 만드는 것에서 나온다. 공간과 제도, 기회가 채워져야 청년은 지역을 선택한다. 청년 없는 지역은 미래가 없고, 기업가정신 없는 국가는 성장할 수 없다.
지역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서는 청년의 도전이 필요하고, 그 도전은 지역이 품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 경북의 미래는 바로 청년의 손끝에서 다시 쓰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