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에 대한 거품 논쟁이 한창인 와중에 최근 급격히 오른 금과 미국 주식 가격에도 거품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그것도 '전세계 중앙은행의 중앙은행'으로 불리는 국제기구인 국제결제은행(BIS·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의 공식 보고서다. BIS는 이달 발표한 분기보고서에서 금과 미국 주가가 동시에 급등한 이례적인 현상을 지적하면서 가격 급등 뒤에 수반될 수 있는 급격한 조정 가능성을 지적했다.올들어 국제 금 가격은 60%나 급등해 1979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2022년 이후로 따지면 150%나 올랐고 지난 9월 이후에만 20% 상승했다. 오른 것은 금 가격만이 아니다. '에브리싱 랠리'라는 명성에 걸맞게 주식시장에도 강한 상승세가 이어졌다. 미국 S&P500 지수는 연초 대비 약 17%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특히 AI와 반도체 열풍에 힘입어 나스닥 종합지수도 21%가량 올랐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주가와 금 가격이 거품이냐, 아니냐보다 두 자산의 가격이 동시에 급격히 오른 '이중 거품'(Double Bubble) 현상이다. 과거 금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인식돼왔지만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주가와 동시에 금 가격도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로 인해 이젠 금도 안전자산이 아니라 투기자산이 됐다고 할 수 있다. BIS의 경고는 'AI 거품' 논쟁이 한창인 국면에서 제기돼 눈길을 끌지만, 사실 올들어 주식과 금, 비트코인 등의 가격이 짧은 시간에 급격히 오른 것을 고려하면 '거품 가능성'을 터무니없다고 일축하기도 어렵다. 국내 자산시장도 이런 경고에서 예외가 될 순 없다. 증시에선 코스피 5,000을 향한 급등세의 속도가 줄었고 가상화폐 등 자산들의 가격 상승 행진도 주춤하고 있다. '에브리싱 랠리'를 견인했던 전 세계적 유동성 확대도 종착역을 향해 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금리 동결을 예고한 데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기준금리가 중립 수준에 도달했다며 앞으로 상황 변화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동안 뜨거운 랠리를 펼쳤던 자산들은 유동성 확대 공급이 멈춰 서는 국면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영끌족과 빚투족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한 시간이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