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금리 인하에 협조할 '확실한 자기 사람'을 차기 연준 의장으로 심을 가능성이 크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등이 거론되지만, '말 안 듣는' 제롬 파월에 당한 경험이 있는 트럼프로서는 '누가 더 말을 잘 들을 것인가'를 고심하고 있을 것이다. 중앙은행은 모두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금과옥조로 여기며 금리 결정에 정치의 개입을 차단하려 하지만, 결국 연준 의장 임명권은 트럼프 손에 있기 때문에 말을 잘 들을 만한 새 의장을 연준에 내리꽂는 걸 막을 방법은 없다.시장에선 관세로 인해 물가가 급등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새 의장이 적기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목소리가 벌써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골적인 개입과 압박을 막아내면서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상충된 목표를 달성할 조화로운 통화정책을 펼칠 수 있는 인물이 많진 않기 때문이다.미국 연준뿐 아니라 한국은행의 이창용 총재도 내년 4월에 임기가 끝난다. 한은도 과거 독립성 쟁취를 위해 가두 투쟁까지 나섰던 경험이 있고 한은법 3조도 한은의 중립성을 규정하고 있지만, 결국 한은 총재와 부총재, 그리고 나머지 5명의 금융통화위원 모두 대통령이 임명하는 구조다. 과거와 달리 최근엔 정치권과 정부에서도 한은과 통화신용정책의 독립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위기가 확립됐지만 결국 어떤 인물들이 한은의 통화정책을 주도할지는 대통령의 의지에 달린 문제다.앞으로 한국 경제는 인구 구조 변화와 구조개혁 지연 등으로 저성장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많고 급격히 떨어진 원화 가치도 반등할 기미가 없다. 해외 악재가 실시간으로 우리 금융시장을 흔들고 재정적자와 부채, 관세 및 무역전쟁, AI 혁명과 거품론 등 시장과 경제를 들썩이게 할 초대형 이슈와 난제들이 산적하다. 이런 환경에서도 한은과 통화정책의 독립성은 지키면서 정부 재정정책과의 조화를 통해 격변의 시기를 헤쳐 나가야 할 과제가 차기 총재의 어깨에 있다. 이 모든 과제를 생각하면 한국은행 총재는 갈수록 '극한 직업'이 돼가는 듯하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