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군산불대책위원회(상임위원장 김진덕)가 영덕군이 상정한 산불 피해 주민들에 대한 위로금 지급 예산을 삭감한 영덕군의회에 강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차기 지방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지난 3월 말 경북 북부권 5개 시·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수많은 주민들이 평생 일궈온 삶의 터전을 잃었다. 그러나 영덕군은 산불 피해 가구에 대해 위로금을 전혀 지급하지 못한 유일한 지자체로 남아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경북산불 이후 안동시, 의성군, 청송군, 영양군 등 타 시·군에선 전파 가구에 500만 원, 반파 가구에 200~300만 원의 위로금을 지급했다. 반면 영덕군은 지급이 지연되면서 피해 주민들 사이에는 “같은 경북, 같은 산불 피해자인데 왜 영덕만 외면받아야 하느냐”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영덕군산불대책위원회는 “대한민국 정치가 존재하는 이유는 가장 힘없고 고통 받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며 “산불 피해자들은 지금 이 사회에서 가장 약한 위치에 놓여 있음에도 영덕군의회는 이들의 절박한 현실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특히 위원회는 “가족을 잃고, 집을 잃고, 조상 대대로 이어온 삶의 역사를 한순간에 잃은 사람들 앞에서 예산 삭감이 가당키나 한 일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현재 영덕군 화재 피해자는 2973명에 이르며 주택이 전소돼 임시주택에 거주 중인 이재민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혹독한 겨울을 견디고 있다. 한 이재민은 “바닥은 뜨겁고 얼굴은 차가워 이불로 얼굴을 덮고 잠을 자야 한다”며 “잘살든 못살든 산불 한 번에 모두가 차상위 계층으로 전락했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이재민 역시 “정부에서 나오는 최소한의 지원금으로 겨우 연명하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영덕군산불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8월 영덕군과 영덕군의회, 산불대책위원회가 함께한 자리에서 전파 가구당 500만 원의 위로금 지급을 약속받았다. 하지만 이후 실제 예산 편성 과정에서 해당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영덕군은 지난 15일 피해 주민들을 위해 내년도 예산에 가구당 300만 원이라도 지급하기 위해 모두 37억 원의 예산을 군의회에 요청했다. 하지만 영덕군의회는 이 가운데 22억 원을 삭감하고 15억 원만 반영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피해 주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김진덕 상임위원장은 “이번 결정은 단순한 예산 조정이 아니라 산불 피해자들의 생존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군의회가 주민의 고통을 외면한다면 주민들은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그러면서 “다가오는 지방선거는 주민을 위한 의회였는지 아니면 자리 보전에만 급급했던 의회였는지를 심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진정으로 주민 편에 서서 일할 군의원을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 위원장은 “영덕군의회는 원안대로 위로금 예산을 전액 반영해 절망 속에 있는 이재민들에게 최소한의 희망과 위안의 씨앗을 전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