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내년부터 휴대폰 개통 과정에서 얼굴 안면인식 등 생체정보 등록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는 단순한 본인 확인 절차를 넘어 국민의 기본권과 직결된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얼굴인식 생체정보는 일반 개인정보와 차원이 다르다. 비밀번호나 인증번호는 유출되더라도 변경이 가능하다. 그러나 얼굴 정보는 바꿀 수 없다. 한 번 유출되면 평생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국가가 휴대폰 개통의 전제 조건으로 생체정보 제공을 강제한다면, 이는 국민에게 되돌릴 수 없는 위험을 떠넘기는 행위다. 이는 명백히 사생활 침해이자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 얼굴인식 기술의 무분별한 활용이 감시 사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국제사회에서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중국에서는 휴대폰 개통뿐 아니라 이동, 결제, 출입 관리까지 얼굴인식을 활용해 왔고, 그 과정에서 과도한 통제와 감시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논란이 됐다. 주목해야 할 점은 최근 중국 내부에서도 얼굴인식 강제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일부 제도는 시민 반발로 인해 중단되거나 제한되고 있다. 감시 체제를 경험한 사회조차 그 위험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이 이러한 방식을 그대로 도입하려 한다면, 이는 매우 신중하게 재검토돼야 한다. 국민은 행정 편의나 범죄 예방이라는 이유로 잠재적 감시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 휴대폰은 이제 선택재가 아니라 사실상 필수 생활 수단이다. 그 개통 과정에서 생체정보 제공을 강제하는 것은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는 것이며, 실질적으로 강제 동의와 다르지 않다. 헌법은 국가 권력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최소한으로만 제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기준에서 볼 때, 휴대폰 개통 얼굴인식 의무화는 과도한 기본권 제한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해당 정책 추진을 중단하고, 충분한 공론화와 사회적 논의를 거쳐야 한다. 기술은 발전할 수 있지만, 자유와 인권은 결코 후퇴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은 감시 국가가 아니다. 국가는 국민을 통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키기 위해 존재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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