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가 1.7~2.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치는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새해 첫날 코스피는 4,300선을 돌파하며 전인미답의 영역에 들어섰고, 작년 수출도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24년 말부터 이어진 극심한 국내 정치의 혼란과 내수 부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적 관세 부과 등 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달성했으니 더욱 값진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병오년 한국 경제가 여기서 만족하고 머물 순 없다. 올해 성장률이 개선된다 해도 '저성장'이라고 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고 수출은 미국의 관세정책에 좌우될 정도로 불확실성이 크다. 원화 가치 급락은 기업들의 환차손과 물가 상승을 불러올 공산이 크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가계 빚과 부동산 시장 불안은 언제라도 우리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잠재적 폭탄이다. 저출생 고령화의 인구 문제, 전근대적 생산구조와 부진한 기술개발로 인한 산업경쟁력 하락 등의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도 이미 우리 경제에 타격을 주기 시작한 지 오래다.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은 지난 2일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서 "2026년은 가장 중요한 해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한국 경제가 30년 전까지 8%대의 고속 성장을 달성하다가 이후 성장률이 5년마다 약 1∼2%포인트씩 낮아져 이런 추세라면 앞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2026년은 이대로 마이너스 성장을 맞을 것인지, 새로운 성장의 원년을 만들 것인지 결정할 거의 마지막 시기"라고 했다.올해 병오년 한국경제는 어떤 모습으로 어떤 경로를 걸어갈 것인가. 가까스로 살린 경기회복의 불씨에 혁신과 구조개혁으로 땔감과 기름을 공급해 뜨거운 성장세를 만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기어이 그 불씨를 꺼트려 춥고 어두운 'L'자형 장기 저성장의 터널 속으로 빠져들 것인가. 갈수록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져만 가는 시대지만, 그럴수록 기술 개발과 성장 동력 발굴, 규제 철폐와 구조 개혁으로 경쟁력을 높이는 정공법만이 살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위기의 시대, 우리 경제의 추락이냐 반등이냐는 우리 손에 달렸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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