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의 바다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었지만 그 바다를 배경으로 살아온 사람들의 얼굴은 시대마다 달랐다. 새벽 어판장의 숨결, 제철소 굴뚝을 타고 오르던 연기, 골목을 가득 채운 아이들의 웃음과 노동의 그림자는 셔터가 눌릴 때마다 사라지지 않고 기억이 됐다. 그렇게 사진은 포항의 시간을 묵묵히 기록해 왔다.한국사진작가협회 포항지부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기념 작품집을 발간하고 회원 70여 명이 참여하는 ‘창립 60주년 기념 사진전’을 오는 23일까지 포항시 북구청 4층 문화예술팩토리에서 열고 있다. 이번 행사는 바다와 철이 공존하는 도시 포항의 근현대사를 사진으로 되짚는 자리다. 1965년 창립한 포항지부는 산업화 이전 어촌의 풍경부터 제철소를 중심으로 급변한 도시의 현재까지, 포항의 삶과 변화를 카메라에 담아 왔다. 어촌의 새벽과 항구, 시장과 골목, 그리고 산업 현장의 치열한 일상은 포항지부 작가들의 렌즈를 통해 한 도시의 기억으로 축적됐다.이번에 발간된 60주년 기념 작품집에는 산업화 이전의 포항부터 오늘날의 도시 풍경에 이르기까지, 지역의 시간을 증언하는 사진들이 회원 각자의 시선으로 수록됐다. 사진 한 장 한 장은 기록이자 증언이며, 동시에 포항이라는 도시를 바라보는 작가 개인의 해석이기도 하다. 전시회 역시 이러한 흐름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포항의 바다와 철강산업 현장, 주거공간과 골목, 축제와 노동의 풍경을 통해 도시가 성장해 온 과정과 그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다큐멘터리적 기록 사진에서부터 작가의 내면적 해석이 깃든 작품까지, 포항 사진 예술의 깊이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특히 이번 작품집에는 한국사진작가협회 본부 이문균 이사의 기고문 ‘포항지부 60년을 돌아보며’가 실려 눈길을 끈다. 그는 “포항지부의 창립은 곧 한국 사진의 역사”라고 평가하며, 한국 사진사 속에서 포항지부가 차지하는 위상과 의미를 짚었다.김동은 한국예총 포항지부장은 “포항지부의 60년은 포항 문화예술사의 중요한 축을 이뤄 온 시간”이라며 “사진 예술을 통해 지역의 역사와 시민의 삶을 꾸준히 기록해 온 성과가 이번 전시에 집약돼 있다”고 말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이사장도 “이번 60주년 기념 작품집과 전시는 예술가 개인의 창작을 넘어 도시 포항의 기억과 정체성을 문화 자산으로 축적하는 과정”이라며 “시민들이 사진을 통해 포항의 과거와 현재를 함께 공유하고, 문화예술이 도시의 미래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황영구 포항지부장은 “작품집은 삶의 공간을 향한 애정의 기록이자 예술가들의 마음이 모여 이뤄낸 또 하나의 포항”이라며 “이번 전시가 시민들과 함께 포항의 기억과 정체성을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이번 창립 60주년 기념 전시는 선배 작가들의 기록 정신을 계승하고, 포항의 오늘을 내일의 역사로 남기겠다는 포항지부의 다짐을 담고 있다. 렌즈 너머로 이어진 60년의 시선은 지금도 여전히, 포항의 시간을 향해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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